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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계 '다크호스' 리위안차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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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중국 정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리위안차오(李源潮.57.사진) 장쑤(江蘇)성 당서기가 한국 언론으론 유일하게 본지와 만나 "(일본.한국 등)주변국들과 경제협력을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부 연안의 장쑤성은 산둥(山東)과 함께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곳이다.

특히 당 대회 이틀째인 16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직접 리위안차오가 주관하는 장쑤성 대표들만의 토론 자리에 나타남으로써 그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리위안차오에 대한 후 주석의 신임이 돋보였다는 얘기다. 이로써 당 대회 폐막과 함께 그가 공산당 지도부 핵심에 들어설 가능성이 한결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17일 밤 공산당 대회의 미디어 센터를 전격 방문해 본지를 비롯해 홍콩.일본 등 몇몇 외신과 잠시 만났다. 예정에 없던 일종의 돌발 인터뷰였고, 미디어 센터의 접견실 복도에서 문답이 이뤄졌다.

그는 중국의 권력 실세 집단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서기 출신으로 공청단 파벌의 수장인 후진타오 주석이 많이 아끼는 인물이다. 시진핑(習近平.54) 상하이(上海)시 당 서기, 리커창(李克强.52) 랴오닝(遼寧)성 서기와 더불어 중국 정계를 이끌어갈 '차기 후계자 트로이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미디어 센터에서 리 서기는 "17차 당 대회 취재를 위해 '외국 기자 펑유(朋友:친구)'들이 고생한다"고 격려했다. 연일 계속되는 당 대회 마라톤회의와 토론으로 피곤할 법도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힘이 넘쳐 보였다. 리 서기는 "후 주석이 주창한 과학발전관에 따라 성장을 지속하되 환경을 적극 보호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 서기는 자신의 정치국 상무위원 발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이 못 된다"며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장쑤성 대표 토론회 때도 "(당 대표들의 의사를 반영해)당 조직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즉답을 피했었다. 한 소식통은 "젊은 인재 육성 차원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리위안차오=장쑤성 롄수이(漣水) 출신. 명문 상하이푸단(復旦)대학 수학과를 졸업했다. 베이징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중앙 당교(黨校)에서 법학 박사를 땄다. 중학교 교사로 일하기도 했다.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 문화부 부부장(차관)을 거쳐 2002년 12월 후 주석 집권 이후 장쑤성 서기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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