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용은 몇 등급?…신용평가社 10등급 분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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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3**-1******. 올해로 회사원 9년차인 金모(37)씨는 최근 개인별 신용등급이 매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한국신용정보의 개인신용정보 회원에 등록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자 자신의 신용등급이 컴퓨터 화면에 나온 것. 은행 신용등급은 7등급, 신용카드 신용등급은 4등급으로 나왔다.

개인신용정보인 만큼 철저히 비밀이 보장된다지만 金씨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신용불량자 수준은 아니지만 1년 전 집을 넓혀가면서 7천만원을 대출받고 최근 이자를 연체해온 그로선 언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앞섰다.

◇신용등급 스스로 관리해야=이제는 개인들도 신용등급을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대출이자가 올라가고 대출한도가 제한되는 것은 물론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신용등급은 개인의 신용도를 점수로 매긴 신용평점(CB스코어)으로 결정된다. 신용평점은 1천점 만점에서 위험요인에 따라 감점된다. 이 점수에 따라 신용등급은 가장 우량한 1등급부터 사실상 금융거래가 금지되는 10등급까지 10단계로 나뉜다. 金씨처럼 은행 신용등급이 7등급이면 사실상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단계다. 7등급이란 얘기는 은행에서 6개월 내에 장기연체자가 될 확률이 10%에 달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한국신용정보 황윤경 CB마케팅실장은 "은행에서는 보통 6등급 이하는 기준미달로 간주해 대출이 제한된다"며 "金씨의 경우는 이미 은행과의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카드사나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려도 고율의 이자에 적은 액수의 대출밖에 받을 수 없다. 신용평점은 한신정의 마이크레딧(http://mycredit.co.kr)과 한신평정의 크레딧뱅크(http://creditbank.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인신용평점 어떻게 쓰이나=최근까지 개별 금융기관들은 자체 정보를 토대로 신용도를 평가했다. 그러나 카드.보험.저축은행 등 개인 금융거래의 종류와 규모가 늘어나면서 개별금융회사가 갖고 있는 정보만으로는 고객의 신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어려워졌다. 그래서 여러 금융회사의 거래정보를 한곳에 모을 필요가 생겼다. 지금은 은행.카드.보험 등 금융회사는 물론 통신회사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기록과 가전회사의 구매기록 등 비(非)금융업종의 거래기록까지 신용정보회사에 집중된다.

신용정보회사들은 개별 금융회사가 제공한 정보를 모아 정보량을 키우고 객관화시켜 이를 회원사들에 다시 제공한다. 이 같은 사업은 이날 거래소에 상장된 한국신용정보(한신정)와 코스닥의 한국신용평가정보(한신평정)가 주도하고 있다. 한신정은 국민은행.농협 등 국내 금융회사에다 씨티은행.HSBC 등 외국계 은행,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를 합쳐 1백61개사를 회원사로 확보했다. 이 가운데 농협과 삼성캐피털 등 10여개 회원사는 6개월간의 시험운용을 끝내고 공식적으로 신용등급을 활용하는 단계다.

◇신용등급 관리 요령=신용평점이 앞으로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평소에 자신의 신용을 세심하게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우선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연체를 해서는 안 된다. 여러 개의 통장을 가지고 있는 崔모씨의 경우 평소 자주 쓰지 않는 통장에 결제대금을 넣어뒀으나 잔액이 3백원 부족한 것을 모르고 지나쳤다. 그 결과 6개월 이상 연체자로 분류돼 신용등급이 8등급까지 떨어졌다. 거래 통장과 신용카드 수를 최대한 줄이고, 주거래 은행을 정해두는 것이 신용관리에 유리하다.

신용등급이 소득 규모나 재산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 둬야 한다. 한신정의 黃실장은 "소득이 적더라도 연체경력이 없고 금융거래가 많으면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체가 잦은 연봉 1억원인 사람보다 연체 한번 없이 꼬박꼬박 카드대금을 잘 갚은 연봉 3천만원인 사람이 더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