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운동하면 뇌 커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스위크“운동으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라! 두뇌 용량을 키워라!”
-로빈 윌리엄스, 영화 ‘미세스 다우트파이어(Mrs. Doubtfire)’에서

운동이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살아가기에 매우 바람직하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새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동은 유전자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노화과정을 반전시키며, 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두뇌 활동을 촉진시키며, 새로운 뇌세포 생성(이 과정을 신경조직형성이라고 부름)을 활성화해 실제로 두뇌가 커지도록 하기도 한다.

식생활 개선도 마찬가지다. 설탕과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물은 신경조직형성을 감소시키는 반면, 초콜릿(적당량)과 차, 블랙베리 같은 식품들은 신경조직형성을 증가시킨다.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에피카테킨이라는 물질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소량의 알코올은 신경조직형성을 늘리지만, 많이 섭취할 경우 역효과를 부른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신경조직형성을 감소시키지만,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면 오히려 그 반대다.

니코틴과 아편, 코카인 등은 신경조직형성을 감소시키지만, 1995년 ‘임상조사지(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마리화나에 포함된) 카나비노이드는 신경조직형성을 증가시켰다.

머리 쓰지 않으면 뇌세포 줄어든다

약 9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은 일정한 숫자의 뇌세포를 지니고 태어나며 나이가 들면서 그 숫자가 줄어든다고 알려졌었다. 뇌세포의 소멸 비율을 낮추면 최선의 대비책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사실이 아니다. 소크생물학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와 컬럼비아대학의 연구원들은 노령의 성인들도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해 새로운 뇌세포를 생성해낸다는 점을 밝혀냈다.

올해 초 이들은 운동이 새로운 뇌세포의 생성을 도울 뿐 아니라 두뇌로 혈액 공급을 배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해 일리노이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당 3시간씩 3개월만 걷기운동을 해도 새로운 뇌세포 생성을 활성화시켜 두뇌 사이즈가 커진다.

최고의 희소식은 가장 많이 자라는 두뇌 부분이 기억과 인지 능력을 높이는 해마상 융기라는 것이다. 3개월만 운동해도 그 사람의 두뇌는 자신보다 3년 젊은 사람들의 두뇌와 크기가 같아진다. 또한 새로운 뇌세포들은 손상되거나 활동을 정지한 세포들을 대체한다.

운동을 통해 체력이 증진된 사람들은 기억력도 향상된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연구 결과는 건강한 심장혈관이 노인들의 뇌세포 활동 연장과 연관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군다나,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을 통해 지구력이 늘어나면 중 추신경계의 건강과 지적 활동의 유지와 향상을 돕는다.”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지속하면(건강한 섭생과 스트레스 조절 기술과 더불어) 두뇌를 포함해 체내 염증을 줄여 명확한 사고능력을 손상시킬지도 모르는 가벼운 발작 위험을 줄인다. 운동은 또한 삶을 더욱 더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부신수질 호르몬) 같은 유익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활발하다. 항울제(抗鬱劑)를 복용할 때도 분비가 활발해지는 이런 신경전달물질은 우울증을 낮추고 기분을 고양시켜 정신 집중을 돕는 작용을 한다.

운동은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이 좋고, 정신적 활동이 왕성하며, 집중력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운동은 노인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말이다.

운동은 젊은이들도 한결 똑똑하게 만든다. 운동하는 아이들은 주의력 결핍 장애에서 오는 문제가 적으며 학습 속도도 빠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교 체육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학업성취 능력도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교육부가 7학년 학생 32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체력이 가장 좋은 그룹은 수능시험에서 100명 단위로 상위 34번째에 속한 반면 가장 나쁜 그룹은 72번째에 속한다고 나타났다. 일리노이대의 연구도 건강한 아이들의 시험 성적이 좋다는 점을 보여준다.

운동은 유전자도 변형시킨다

유전자가 곧 운명은 아니다. 식생활 태도와 생활습관은 유전적 경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는 운동과 식생활 태도, 생활습관에 따라 신속히 변형된다. 지난 7월에 발표된 핀란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왕성한 육체적 활동을 하면 제2형 당뇨병과 관련된 2개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당뇨병 발발 위험을 줄인다.

최근 실시된 다른 연구는 노인 남녀와 젊은 남녀의 근육 생체검사로 미토콘드리아를 비교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발생기’다.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기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이유는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300여 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현저히 약화됐다. 학자들은 이들 남녀 노인에게 6개월짜리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해, 1주일에 이틀씩 1시간 동안 근력운동을 하도록 했다.

겨우 6개월간의 운동으로 이들은 근력이 50% 증가했고, 기력이 넘치는 느낌을 갖게 됐다. 300개의 유전인자 중 활동이 저조했던 상당수가 젊은이들 못지않은 활동을 시작했다. 학자들은 운동이 나이와 연관된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운동은 젊은이보다 노인들에게 특히 이롭다는 말이다.

이런 하이테크(high-tech) 연구들은 운동이나 섭생, 스트레스 조절 기술의 변화 같은 로테크(low-tech) 조절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큰 변화를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사람들은 흔히 의학 발전이 신약이나 새로운 레이저 기술, 혹은 새로운 외과수술 기법의 개발처럼 고비용의 하이테크라야 한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택하는 간단한 일들(운동량, 음식물 종류, 스트레스 대응법)이 건강과 참살이, 그리고 심지어 두뇌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별로 인식하지 못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자신이 즐기는 운동을 택해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되면 건망증은 찾아오지 않는다!

DEAN ORNISH, M.D.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