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송을만드는사람들>드라마음악 전문가 최완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SBS-TV드라마 『결혼』때문에 시청자들은 참 많이 울었다.줄거리도 비극적이었지만 끝까지 순수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남자 윤동환(진호役)이 클로즈업될 때마다 어김없이 흐르는 『비창』(노래 이상우)때문에 더욱 그랬다.그리고 드라마 전편에 흐른 아름다운 선율의 서영.지영.채영의테마…. 이 선율을 따라가보면 브라운관 뒤에서 있는듯 없는듯 하면서도 드라마 완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한 젊은이를 만날 수 있다.
드라마음악 전문가 崔完熙(29).그에 따르면 『비창』은 클래식음악으로만 채워진 드라마에 심어진 하나의 「액센트」다.마치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흑백 군중 신에 찍힌 한점,빨간 옷의꼬마처럼.『대사로 다 채우지 못하는 드라마의 공 간을 음악으로채우는 게 제 몫이예요.』 추계예대 작곡과를 졸업,러시아 모스필름 영화음악과정을 수료하고 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92년초 귀국한지 1주일도 채 안돼 우연히 MBC베스트극장 『수렁은 마르지 않는다』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방영되는 SBS 『영웅일기』와 『이 남자가 사는법』의 음악도 모두 崔씨의 작품.그는 앞으로 소개될 『영웅일기』사랑의테마 『戀』(노래 황승호제)에 귀기울여 달라고 말한다.
『드라마음악은 제게 「황금광맥」같아요.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맘껏 시도할 수 있고,늘 새롭고,할수록 재미있거든요.』 드라마한편에 쓰이는 음악은 10~15곡.드라마 흐름은 물론 배우의 연기패턴.호흡템포까지 파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비록 품은 더 들어도 「빌려입은 옷」같은 기존의 음악을 쓰는 대신 오직 자신의 창작곡만을 고집하고 있다.
드라마 『결혼』작업때 36시간 녹화강행군에서 지영의 신에 서영의 테마를 잘못 틀었으나 NG를 고백하기엔 매우 험악한(?)분위기라 숨죽이고 순간을 넘긴 일이 아찔하다며 웃었다.
〈李殷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