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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사람들 최고 파워맨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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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실세 4인방'은 박영선.이강래.민병두.박명광 의원이다. 정 후보의 경선승리를 만들어낸 일등공신들이다. 이강래 의원을 제외한 세 의원은 모두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정 의장의 도움을 받아 비례대표로 등원했다.

네 의원은 각각 정 후보의 비서(박영선 의원), 메신저(이강래 의원), 머리(민병두 의원), 집사(박명광 의원)로 그물망처럼 정 후보를 보좌한다. 경선기간 내내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계속됐던 캠프 회의는 이들이 주도했다. 박명광 의원의 사회로 시작된 회의에서 박영선 의원이 후보 일정을 보고하고, 민병두 의원이 경선 룰 협상의 결과를 설명하면, 이강래 의원이 "압수수색은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그날의 최종 입장을 건의하는 식이었다.

신당의 마지막 경선을 앞둔 10일 정 후보는 전주행을 원했다. 그런 그를 박영선 의원이 막았다. 박 의원은 "전북 보다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민하던 정 후보는 1박2일로 전북 체류일정을 줄였다. 캠프 관계자는 "정 후보는 그를 수행하는 박 의원과 얘기를 하며 많은 판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노 대통령과 정 후보를 연결하는 물밑 라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올 4월 정 후보가 청와대를 찾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탈당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일 때 이를 주선한 것도 박 의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 후보 진영의 최고 실세는 박영선 의원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영선 의원의 경희대 선배인 박명광 의원은 캠프의 물밑 관리를 맡았다.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과 함께 움직였던 문학진 의원이나 김한길 의원 그룹이 정 후보 진영에 합류할 때 그의 사전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의 동갑내기 친구인 이강래 의원과 정 후보가 2004년 총선 때 당 총선기획단에 영입한 민병두 의원은 각각 대외 접촉(이강래 의원)과 대내 전략(민병두 의원)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한 캠프 인사는 "정 후보는 이 의원을 일대일로 불러 당내 중진과 민주당 지도부 등 정 후보가 직접 만나기 곤란한 당 안팎 인사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지난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비공개 접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순창은 정 후보의 고향이다.

정 후보가 2004년 총선 때 열린우리당의 총선기획단 부단장으로 발탁했던 민 의원은 '개성동영(개성공단=정동영)'이라는 말을 만들어 경선 내내 부각시켰다.

이들 4인방을 돕는 참모진은 정기남 공보실장과 이재경 전략기획실장이 두 축이다. 정 후보 측 한 의원은 "노 대통령에게 안희정씨와 이광재 의원이 있었다면 정 후보에겐 이재경.정기남이 있다"고 말했다.

경선 현장의 주인공은 국민참여운동본부(국본)를 이끈 이상호 국본 집행위원장이다.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사모 홈페이지에 아이디 '미키 루크'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잇따라 올려 유명해졌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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