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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단>나이지리아의 위기 권력공백 없애려면 聯政필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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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프리카의 대재앙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또하나의 위기가 나이지리아에 닥치고 있다.
사하라 사막 以南 블랙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면적도넓은 나이지리아의 향배는 아프리카 전체의 앞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 사태는 구속중인 야당지도자 아비올라를 지지하는 석유노동자의 파업이 석유산업 전체를 마비시키고 드디어 나이지리아전산업의 총파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바차장군이 이끄는 군사정부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승리했지만 군사정부의 선거무효 조치로 당선이 좌절됐던 아비올라지지자간에 정면대결이 임박한 것이다.
아비올라는 군사정부의 잘못된 국가경영과 부패,실질소득 하락에실망한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 나이지리아 사태를 해결하는데 아비올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한편 클린턴 美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파견된 중재자,제시 잭슨목사는 아직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잭슨목사는 나이지리아 위기의 심각성과 폭력의 위험을 경고하고있지만 그가 국제적인 제재 가능성을 내세워 나이지리아 문제를 풀려는 태도는 현명하지 못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나이지리아의 석유수출 금지는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이지만그것은 최후의 수단이고 지금 단계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가능성이 크다.
거꾸로 지금 나이지리아의 가장 큰 위험은 권력공백의 가능성이다. 현재의 군사정부는 시위대나 民政이양에 호의적인 군장교들에의해 붕괴될 수도 있다.그러나 문제는 다음 정권을 넘겨받을만한신뢰성있는 代案이 없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반정부세력은 출신부족과 지역적으로 분열돼 있다.
나이지리아의 민주화세력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기전에 자신의 분열과 갈등부터 치유해야 한다.
또 아바차장군과 아비올라도 서로 협조해야만 자신들의 조국 나이지리아가 분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한마디로 연합정권이 필요한 것이다.
아비올라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행정부를 구성하는 권한을 갖겠지만 아바차 장군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軍의 역할을 인정해야 하며 고위 장교들의 의견도 배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남부 요루바族 출신인 아비올라가 임시정부를 구성한다 해도 북부지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과도정권의 기간을 2년이상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아비올라는 임시정부와 함께 퇴진하고 재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점도 분명히 해야할 것이다.
이와함께 나이지리아의 재정.중앙은행.석유산업은 이제 전문 테크노크라트들의 손으로 넘어가야 한다.
효과적인 외채 탕감을 위해서는 이들 분야의 운영에 있어 현지에 파견나와 있는 세계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 전문요원들의조정과 충고를 받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나이지리아가 이런 방향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될 경우 西歐채권국들도 부채의 탕감과 상환연기를 해줘야한다. 그것이 외채의 원리금과 이자상환에 해마다 석유수출금액의20%이상을 쏟아부어야 하는 나이지리아의 부담을 덜어주는 가장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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