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백여대학 과목 개설-외국의 학생자원봉사 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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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아는 선진 각국의 학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장치를 마련했다.
미국에선 현재3백여개의 대학들이 어떤 형태로든 자원봉사와 관련된 학과목을 개설해 놓고 있다.이들은 브라운대학을 중심으로 콤팩트(Compact)란 단체를 구성해 서로 정보교환을 하고있다. 이들중엔 전공별로 자원봉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선택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81년엔 이같은 美 대학들 수가 50~75개로 추산돼 10년만에 6배가 늘어난 셈이다. 또 1992년 10월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美대학들중 특히「자원봉사관리」과목을 개설한 학교들만 56개나 된다.
이들중 44%는 종합대학,20%는 대학원,16%는 전문대학,그리고 나머지 20%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공동프로그램들이다.그과목들은 전공 또는 부전공,인정서 발급등의 목적으로 개설되나 44%는 학점없는 과목으로 강의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선 많은 대학들이 자원봉사 과목을 개설해 놓고 있다.그러나 자원봉사에 대한 강제는 대학보다 고교에서 더 이루어 지고 있다.92년 7월 메릴랜드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고교생졸업조건으로 지역사회봉사를 요구했다.
그곳 고교생들은 지난해부터 지역사회에서 75시간의 자원봉사를하든가 아니면 그만큼 학교 자체의 프로그램에서 일을 해야 졸업이 가능하다.이에앞서 워싱턴 DC 교육위원회는 고2때부터 1백시간의 지역사회봉사를 요구하는 계획을 통과시킨바 있다.
학생 자원봉사에 대한 제도적 관심은 미국뿐만이 아니다.일본 고등학교들은 지난해 처음 문부성의 권고에 따라 42개교가 입학원서에 자원봉사활동란을 신설,중학시절의 자원봉사 경력을 입학사정에 반영했다.일본 대학들은 내년 대학입시에 역시 처음으로 이를 반영할 전망이다.즉 우리나라 대학내신에 자원봉사 경력을 반영하겠다는 것과 같다.
중.고학생들을 상대로 한 자원봉사교육은 미국.영국.독일등 선진 각국에선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학생 자원봉사는 권유와 더불어 교육차원에서 얼마간의 사회적 강제가 허용되는 영역이다.미국같이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나라도 고교생 자원봉사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우리나라에선 그 엄격한 제도를 대학이 먼저 시도하고 나서 전학생들에게 남을 돕는 방법을 가르치고 실습을 강요하겠다고 선언했다.정부가 관계법을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차제에 대학생보다 고교생에게 자원봉사의 그 엄격한 적용을 확대하는, 즉 내신에 반영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연구해 보았으면 한다.
李昶浩〈본사자원봉사사무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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