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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공사 광고료 인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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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기업 광고를 수주해 지상파 방송사에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코바코)가 TV와 라디오 광고요금을 인상하기로 하자 광고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코바코는 최근 TV 및 라디오 광고요금을 다음달부터 프로그램별로 최고 15%, 평균 7.9% 올리겠다는 인상안을 내놓았다. 2002년 이후 지금까지 방송광고료가 동결되는 바람에 방송사 경영이 어려워진 데다, 2012년으로 예정된 디지털 방송 전면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광고주협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코바코의 광고료 인상은 방송사의 경영난을 광고주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광고주협회는 “5년간 표면적인 광고 단가는 동결됐는지 모르지만 편법으로 요금을 인상해 왔다”고 주장했다. 가령 성수기에 광고 요금을 비싸게 받고 비수기에 단가를 일부 깎아주는 ‘계절요금제’ 등으로 사실상 광고요금을 올렸다는 것이다. 또 제작비가 많이 든 프로그램에 붙는 광고는 30∼50%의 할증료를 더 받는 ‘특가판매’, 인기 프로그램 광고를 팔면서 비인기 프로그램 광고를 붙여 파는 ‘끼워 팔기’ 등도 기업들의 불만이다. 광고주협회 조사에 따르면 케이블TV 등의 등장으로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이 크게 저하됐는데도 월요일 밤 인기토크쇼에 붙는 광고료는 2002년 대비 24∼32%가량 올랐다.

이에 대해 코바코는 “계절요금제는 외국에서도 보편화돼 있는 요금 체계이고, 순서지정제도 광고주 요청에 의해 도입된 제도로 편법 인상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광고주협회는 9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광고요금을 올리기에 앞서 각종 불공정 거래행위 중지, 광고효과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먼저 해달라고 코바코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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