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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陰陽-우주의 두기운 화해.대립통해 만물 창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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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태극에서 음양이 나오고 음양이 사귀어 만물이 나오기 때문에 태극을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고 하니,깨끗하고 공허한 태극 속에서 음양이라고 하는 거대한 두 기운이 흐르는 것이다.음양은 태극운동을 하며 나뉘는데 맑고 가벼운 양은 밖으로 팽창해 하늘이되고,흐리고 무거운 음은 안으로 뭉쳐 땅이 된다.
음양은 공간적으로 말하면 동시에 존재하지만 그 성하고 쇠하는흐름,즉 시간적으로 보면 한번은 양의 기세가 성하여 움직이고,한번은 음의 기세가 성하여 고요히 있는 것이다.하루로 말하면 한번은 낮이 되고 만물이 움직이며,한번은 밤이 되어 만물을 쉬게 한다.이것이 태극에서 음양이 나올때 양으로 움직이고 음으로는 그치는 이치다.
움직이는 양은 그쳐있는 음보다 먼저 하는 것처럼 보인다.남자가 움직여 여자에게 장가를 가고,벌.나비가 먼저 꽃을 찾아가지만 음양은 동시에 발동한 것이다.
음양의 개념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다.음양이라는 글자는 모두「언덕 부(阜)」에 쓴다.언덕을 중심으로 한 쪽은 볕이 드는 양지고(陽)다른 쪽은 그늘지는 음지를(陰)뜻하는 것으로,음양의 동시성을 말하면서 해의 진행에 따라 명 암이 바뀐다는 상대성을 같이 표현하고 있다.
또「陽」자의 오른쪽에 있는「易」자는 해와 달의 밝음을 뜻하고(日+月),陰의 오른 쪽에 있는「」자는 구름을 나타내는 글자로해를 가려 응달진 것을 말하니,지금은 양일지라도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음으로 변하고 다시 양으로 바뀔 가능성 을 내포하고 있다.글자의 획에 있어서도 陽은 홀수인 9획을 더 붙이고,陰은짝수인 8획을 더해 쓴다.
이렇게 상대적인 개념으로 말하면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이며 해는 양이고 달은 음이다.낮이나 밝음은 양이고,밤이나 어두움은음이다.또 삶은 양이고 죽음은 음이며,사람은 양이고 귀신은 음이다.남자나 남편은 양이고 여자나 아내는 음이며 좌는 양이고 우는 음이다.
아버지는 양이고 어머니는 음이며,높은데는 양이고 낮은데는 음이다.이와같이 모든 사물의 상대가 되는 것을 음양으로 볼수 있다. 음양은 서로 사귀고 변하니 천지가 사귀어 만물이 나오고 남녀가 사귀어 아들.딸이 나오며 양이 변하면 음이 되고 음이 변하면 양이 된다.
이러한 사귀고 변함이 태극운동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만물은 태극운동을 간직하는 것이다.
또 음양은 서로 대립하면서 소멸하고 소멸하면서 보완된다.겨울추위 속에도 양의 조(燥)함이 있고 여름 더위 속에도 음의 습(濕)함이 있으며,남자 중에도 여자의 성격이 있고 여자 중에도남자의 성격이 있으니 음속에 양이 있고 양속에 음이 있다.
또 한낮에 음이 자라 침침해 오고 한밤에 양이 자라 동이 터오듯이 음의 전성기에 양이 발동을 시작하고 양의 전성기에 음이시작하니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이다.
음양이 서로 절대적인 것이 없고 독불장군이 없듯이 나와 남도절대적이거나 독불장군은 있을수 없다.
음양이 서로 필요로 하며 소중히 하듯이 나와 남도 서로 필요하고 소중하며,음양이 서로 양보하고 보완하듯이 나와 남도 서로양보하고 보완해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성장하면 서로 음과 양의 극한 부분으로 결합하여 피를 흘리나,이러한 대립을 통해 소중한 자식을 생산하듯이 음양은 대립을 통해 화합하여 자연을 창조하고 계속 진화하는데 나와 남 사이에 어찌 헐뜯고 미워하기만 하랴.
서로가 사랑하고 협조하는 가운데 사회가 평화롭게 발전하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아버지와 아들,형과 아우,통치자와 국민,사용자와 근로자,나와 벗 이들 모두가 때와 장소에 따른 음양의 한 단면일 뿐 하나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진정한 사랑이 나올 것이고 성인께서 말씀하신 도덕사회,그리고 진정 으로 서로 사랑하는 낙원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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