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동열 나이 탓인지 더위 탓인지 보통투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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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28일 오후10시6분.OB와의 경기를 끝내고 잠실구장 마운드를 내려오는 宣銅烈(해태)은 허탈하게 웃는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1사만루에서 OB 林炯奭의 평범한 땅볼을 최고 유격수라 불리는 李鍾範이 병살로 연결하지 못해 결승점을 내주고 4-3으로 져 패전투수가 된 탓일까.
宣은 이날 3-2로 앞선 6회말 구원으로 나와 후배 趙啓顯의시즌 14승째를 지켜주지 못하고 자신의 6연속 구원에도 종지부를 찍었다.또 7회말 임형석에게 우월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27연속이닝 무실점 기록도 깨지고 말았다.게다가 이 날 상대가 89년 10월2일 이후 「나오면 이긴다」던 OB였던터라 OB 상대 12연승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이 모든 기록의 멈춤이 허탈한 웃음을 짓게한 것은 아니다.타자들의 발을 얼어붙게 만드는 빠른 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슬라이더도 전혀 예리하지 못했다.3이닝동안 홈런을 포함,5안타 2실점.자신에게 부끄러운 기록이다.무엇보다 팀이 어려울때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팀을 3연패로 몰아넣은 것이다.
후반기들어 1승4패를 기록하며 5위 삼성에 2게임차로 쫓긴 해태는 29일부터 광주에서 2위 한화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또 8월2일부턴 대구로 원정,삼성과 4위를 놓고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이런 힘든 일정을 앞두고 조계현- 선동열의 필승카드가 무너졌으니 허탈할 수밖에.
올해 32세의 宣은 올시즌 20경기에 나와 6승3패7세이브,방어율 2.85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宣의 구위가 떨어진 것은 나이 때문일까.이날 宣이 패전투수가되기 11분전인 9시55분 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1백50세이브의 금자 탑을 쌓아올린 金龍洙(LG)는 34세,26일 완봉승을기록한 朴哲淳(OB)은 38세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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