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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CEO] 프랭크 란자 L-3 커뮤니케이션스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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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미국의 방위산업체 L-3 커뮤니케이션스(이하 L-3)는 테러와 전쟁으로 사세를 키운 회사다.

창업한 지 7년밖에 안 됐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전쟁 때문에 최근 포천이 뽑은 미국 5백대 기업 중 3백89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9.11 테러는 성장의 추춧돌이 됐다. 테러 이후 전세계의 공항.항구에서 보안이 강화됐다. 승객들의 수하물을 더 정밀히 조사하기 위해 검사 장비도 최신 기기로 대폭 교체됐다. L-3는 9.11 테러 다음해인 2002년 미 교통안전국에 4백25개의 폭탄감지기를 계약해 3천2백만달러(3백80억원)를 벌었다. 이 분야에 2년 동안 1천5백만달러(1백80억원)를 투자한 것을 3년 만에 회수한 것이다.

L-3는 자사의 첨단 장비들이 양날을 가진 칼이라고 본다. 전쟁에 사용돼 인명살상에 쓰이기도 하지만 테러를 방지하고, 국가의 전쟁억제력을 강화하는 순기능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한국에 한국사무소를 설립할 예정인 L-3의 프랭크 란자 회장을 e-메일 인터뷰했다.

-테러 위협을 막는데 L-3는 어떤 역할은 하나.

"9.11 테러 이후 각 나라는 실시간으로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장비들을 갖추기 시작했다. 텍사스에 위치한 L-3 지부에서 여기에 필요한 정보수집.감시.정찰 기기들을 개발하고 있다. L-3는 또 폭탄 물질을 감지하는 X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들을 세계의 공항.항구 곳곳에 공급한다. 우리 회사의 감시 장비는 전세계적으로 1만8천개가 보급돼 있다. 대부분 공항과 항구.정부청사 등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요구가 있을 경우 이들 장비를 운영하고 관리해 준다."

-이라크전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하는데.

"대부분 기밀사항이라 자세히 말할수는 없지만 우리가 만드는 전략 센서.수중 음파 탐지기.암호 통신장비들이 요소요소마다 쓰였다. 우리는 직원들을 이라크에 파견, 장비 사용을 돕고 있다."

-L-3는 한국 방위산업 시장과도 인연이 깊다.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우리 제품은 한반도의 안보를 위해 쓰여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에 기여할 계획이다. 우리는 2006년까지 백두사업 내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도록 계약했다. 우리는 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전략적 관계를 맺고 해군의 P-3 프로젝트(해상 초계기 성능개선 작업)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첨단 컴퓨터 기술을 사용해 저렴하게 해상초계기의 성능을 개선하도록 돕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에 사무소를 내는 이유는?

"한국과 거래하면서 줄곧 현지조직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마케팅 인력도 있어야 하고, 판매한 장비의 유지보수 인력도 필요하다. 한국시장이 커진 것도 이유다. 현지사무소를 내는 것은 한국시장이 매력적이고 장기적으로 거래할 만한 곳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

"제품 품질과 서비스가 좋아야 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기본이다. 따라서 나는 임직원들의 윤리적인 자세를 더 강조한다. 우리 회사의 생존여부는 직원들이 정직하고 준법정신에 따라 일하는 데 달려있다고 본다.

나는 직원들에게 이런 윤리성을 갖추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한다. 또 매년 전직원들에게 윤리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L-3의 목표는 무엇인가.

"업계 1위 기업이 되는 것이다. L-3는 설립 7년 만에 업계 6위 안에 진입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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