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악순례>11.새타령-탐관오리의 학정 고발한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타령은 판소리나 잡가를 총칭하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특정사물을소재로 다양한 사설을 늘어 놓는 노래를 말한다.판소리에서는 주요대목으로 손꼽히는 『새타령』『박타령』등이 있고 『창부타령』과같이 굿판에서 파생된 노래도 있다.또 『기생타 령』『병정타령』『곰보타령』등 사람을 주제로 한 것,『맹꽁이타령』『새타령』『개타령』등 동물을 다룬 노래가 있는가 하면 『골패타령』『투전타령』『장기타령』등은 민속놀이를 소재로 한 민요나 잡가다.
가위 타령 천국이다.그만큼 타령은 음악적으로는 율동성이,문학적으로는 가사내용으로 인해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민중음악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새타령』에도 판소리 『적벽가』에서 들을 수 있는 것과 대중가수들이 즐겨부르는 남도민요 두 종류가 있다.
『새가 날아든다.왼갖 잡새가 날아든다.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에 풍년새…』로 이어지는 노래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도민요 『새타령』이다.이 민요는 탐관오리들의 학정을 고발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저항시로 해석되기도 한다.
『산천은 험준하고 수목은 총잡헌디 만학에 눈쌓이고 천봉에 바람칠 제…』로 시작되는 판소리 『새타령』은 원래는 꼭 『적벽가』에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후기 5명창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동백명창이 자신의 장기인 『적벽가』에 더 늠으로 삽입해 더욱 유명해졌다.
조조가 적벽대전에 패하고 퇴각하는 도중 烏林에서 듣는 새들의지저귐을 전장의 원혼들이 울부짖는 소리에 비유한 처절한 묘사가뛰어나 눈대목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이동백명창(1867~1950)은 5명창중 가장 장수한 사람으로 26세 때부터 거의 60여년동안 판소리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며 소리꾼 중에는 가장 높은 정3품 통정대부의 직첩을 받았다.
26세 당시 창원부사가 마련한 소리판에서부터 명창대열에 올랐는데 이때 부른 것이 바로 『새타령』이다.원래는 민요로 출발해서편제 계열의 박유전.이날치등이 유명했는데 이후 이동백명창의 등록상표로 굳혀졌다.
소리중 최고로 치는 수리성을 터득했으며 웅장하고 호방한 우조적 창법이 일품으로 꼽히는 李명창도 숨을 거두기 직전 『이제 겨우 소리를 알만하니 죽을때가 되었다』고 한탄해 소리판의 어려움을 전해준다.
李명창의 음악은 즉흥성이 뛰어나 부를 때마다 내용과 가락이 달라져 배우기가 어려웠던 탓에 변변한 제자가 없었는데 SP판을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만도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음반으로는신나라레코드가 CD와 LP로 복각한 『판소리 5명창』이 있다.
〈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