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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돌며 기술·정보 사냥 나선 양구 공무원들 “작물별 1인자 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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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양구군 농업 관련 공무원들이 작목별분야별 1인자 되기에 나선 가운데 곰취 재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양구군 제공]

강원도 양구군 농업지원과 이상국(52)씨 등 4명은 10일 수원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를 찾았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기온 점차 높아지면서 양구에서도 사과 재배 농민이 늘어나 과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와 기술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서다.
양구군 농업 관련 공무원 27명이 해당 분야 1인자 되기에 나섰다. 작물 별, 분야별로 최고 전문가가 되는 등 역량을 키워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다양한 소득원도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자유무역협상(FTA) 체결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업을 지키고, 잘 사는 농촌을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뜻을 모은 관련 공무원들은 지난 4월 농업 전 분야 가운데 양구에 필요하고, 앞으로 유망한 작목과 분야를 취사 선택했다. 쌀, 토마토, 호박, 감자, 파프리카, 유용 곤충, 딸기, 곰취, 참나물, 산마늘, 더덕, 도라지, 두릅, 민들레, 한우, 닭, 양봉, 뱀장어, 흑염소, 뽕잎 등의 작목과 농촌어메니티, 농촌관광, 가정경영, 농기계 등이 이것이다. 이 가운데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고,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자유롭게 하나씩 정했다.

 전공을 정한 공무원들은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6명의 공무원은 농림부가 실시하는 사이버강의를 통해 일주일에 두 번씩 자신의 전공 과목 강의를 수강했다. 공무원들은 또 유사한 작목 별로 팀을 구성하고 일과가 끝난 후 자주 모여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전달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9월에는 토론회를 열어 그 동안의 연구 상황을 점검했다. 토론회는 분기별로 열 계획이다.

자체 연구와 토론에 이어 8일부터 해당 분야 전문기관과 선진농가 등을 벤치마킹 하기 시작했다. 1차로 이상국씨 팀과 권은경씨 팀이 나섰다. 식량작물과 축산 원예 내수면 등 4개 분야로 구성된 이씨 팀은 농촌진흥청 이외에 원주의 토토미 마을, 충남 서산목장, 민물고기 양식장 등을 둘러봤다. 딸기 백합 전공자 등으로 구성된 4명의 권씨 팀은 10일 태안 백합시험장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천안 친환경오이단지, 부여 토마토시험장, 메론 생산단지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나머지 5개 팀도 10월 안으로 선진지를 견학하고 양구군에 적용할 수 있는 농업 이론과 기술을 배울 계획이다.

이들은 담당 작목과 분야에 대해 기술자격을 취득하거나 교육·연구하는 현황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계획이다. 또 지역실정에 맞는 우수 연구사례는 책으로 발간해 필요한 농민에게 나눠줄 생각이다. 양구군은 이들이 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대학 농업최고경영자과정 및 농업특성화 과정 등에 등록할 경우 교육비의 70% 를 지원할 방침이다.

 ‘곰취’가 전공인 주장엽 농업정책담당은 “어느 자리로 이동하든 상관없이 해당 분야, 해당 작목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 양구 농촌마을이 경쟁력 있고 잘 사는 마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구=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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