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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신인 풍년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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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SK 김태술

“이렇게 좋은 신인 선수들이 한꺼번에 나온 건 처음이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의 말이다. 올 시즌 첫선을 보이는 신인들은 김주성(동부)이나 김승현(오리온스) 같은 수퍼스타는 없지만 10명 이상이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다. 신인의 질과 양에서 가장 좋았던 1999년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99년 신인은 조상현·조우현·김성철·강혁·황성인 등이었다.

2007년 신인들은 시범경기에서부터 뜨고 있다. 김태술(SK)과 함지훈(모비스), 이동준(오리온스)은 모두 2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김태술은 어시스트 5개와 스틸 2개를 곁들였고, 함지훈은 7리바운드·2어시스트·2스틸, 이동준은 10리바운드를 더했다.

신인 중 유일한 국가대표인 양희종(KT&G)과 돌파가 좋은 정영삼(전자랜드)은 이미 주전을 굳혔다. KTF의 박상오와 김영환, 동부의 이광재, KCC의 신명호도 감독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좋아 2라운드에 뽑힌 선수 중에서도 성공 신화가 나올 것 같다. 유병재(KCC)·박구영(모비스)·허효진(KTF)·신제록(KT&G)이 그 후보다. LG 신선우 감독은 전체 17순위로 뽑은 센터 송창무에 반해 “김주성 급으로 키우겠다”고 공약할 정도다. 이들이 프로농구의 황금세대가 될 수도 있다.

올 신인들은 운이 좋은 편이다. KTF 추일승 감독은 “외국인 드래프트 시행으로 외인 선수의 수준이 약간 떨어진 데다 2, 3쿼터에 외국인 선수가 한 명만 나오기 때문에 신인들의 출전 시간이 선배들보다 확실히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요즘은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는 추세여서 포지션 중복 문제도 적다”고 덧붙였다.

최희암 감독은 “그동안 감독들이 당장 편하려고 프로농구에 적응한 기존 선수를 쓰는 바람에 신인들이 크지 못했다. 그러나 이른바 농구대잔치 세대의 노쇠가 확연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신인 선수들을 많이 기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올해와 내년에 세대교체가 확실하게 이뤄져 젊고 튼튼한 리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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