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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절반 “은퇴하려면 집 빼고 5억은 있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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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직장생활 13년째인 채모(40·서울 가락동)씨는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한 달에 4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지만 두 아이(11세·4세) 교육비, 생활비,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드리는 용돈을 제하면 노후대비 저축은 거의 못 하기 때문이다. 월 30만원 넣는 종신보험과 국민연금이 노후 대비의 전부다. 아이들이 클수록 돈은 더 들어가 추가 저축 여력도 없다.

그는 “은퇴 이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회사 일이 바빠 구체적으로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며 “퇴직 뒤 20~30년을 어떻게 지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직장인은 은퇴 준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제 구체적 준비는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PCA생명이 서울과 경기 분당·일산 지역에 살고 있는 30~54세 직장인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은퇴에 대한 인식과 준비 상황’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지금 당장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은 13%에 불과했다.

◆“대출금 상환·자녀 교육이 걸림돌”=응답자 대부분(93%)이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구체적으로 준비하지 못하는 이유로 ^주택 구입 및 대출금 상환(17%)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부모의 건강 악화·사고·사업 실패 등) ^고용·수입의 불안 ^빠듯한 수입 ^자녀 교육 순이다.

은퇴 준비 걸림돌은 연령대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30~39세는 ^주택 마련 또는 주택대출금 상환(21%)이 가장 큰 이유였고 이어 ^빠듯한 소득(16%)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13%) ^고용·수입 불안 ^자녀 교육 순. 반면 40~54세의 베이비붐 세대는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19%)이 1위를 차지했고 ^고용 불안 ^자녀 교육 순으로 나타났다.

◆“은퇴 시점에 10억원 이상 필요”=현재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은퇴 시점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주택 제외)은 10억~12억5000만원(25%)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5억~7억5000만원(24%) ^7억5000만~10억원 ^2억5000만~5억원의 순으로 조사됐다. 매월 필요할 것으로 보는 생활비는 200만~250만원(22%)이 가장 많았고 ^150만~200만원(19%) ^250만~300만원 ^300~350만원의 순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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