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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진 우먼파워 중국정치 주름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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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 정계와 행정부에서 '여성 파워'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중국에선 이제 사법부와 감찰.인사 등 당.정 핵심 고위직에 진출하는 데 남녀 구분이 사라지는 추세다. 이는 15일 개막되는 제17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여성, 당 핵심부 장악 시작=중국 공산당 발표에 따르면 이번 당 대회에 참가하는 여성 대표는 모두 445명으로 전체(2217명)의 2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이 숫자는 지난해 대비 63명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다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파워가 더욱 실감난다. 우이(吳儀.69)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적이다. 고령으로 이번 대회에서 퇴진이 예상되지만 보건.식품 분야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인대(국회 격)에는 허루리(何魯麗.73).구슈롄(顧秀蓮.71).우윈치무거(烏雲其木格.65) 등 세 명의 부위원장이 포진하고 있다. 구 부위원장은 전국부녀연합 주석 직을 맡아 여성의 정.관계 진출을 돕고 있다.

당 핵심부에도 여성 파워가 크고 있다. 류옌둥(劉延東.62) 당 통일전선부장이 대표적인 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으로 이번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천즈리(陳至立.65) 국무위원도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주요 포스트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당 인사를 총괄하는 조직부 선웨웨(沈躍躍.50) 부부장도 차기 당내 핵심 포스트를 맡을 주자로 평가받는다.

◆행정부는 여성 공직자가 40%=국무원은 여성 파워가 가장 두드러진 곳이다. 주요 공직자의 40%가 여성이다. 2~3년 내 절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위직에는 천즈리 국무위원을 비롯, 우아이잉(吳愛英.56) 사법부장과 마원(馬.59) 감찰부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국가 핵심 부서로 진출한 제1세대 여성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8월 감찰부장으로 임명된 마 부장은 9월 국가예방부패국(國家預防腐敗局) 국장까지 겸임해 부패 척결을 책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자랑하는 중국 외환정책도 여성인 후샤오롄(胡曉煉.49) 국가외환관리국장이 맡고 있다.

◆청렴성과 차분함이 강점=최근 중국에서 여성 파워가 두드러진 가장 큰 이유는 차분함과 청렴성 때문이다. 특히 여성 고위 공직자의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이어서 업무 처리가 치밀하고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부녀연합 황칭이(黃晴宜) 부주석은 "중국은 각 영역에서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여성 지도자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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