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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DJ 만나 北 얘기 '화기애애'

중앙일보

입력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북한 사회를 두고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주고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전에 부인 권양숙 여사,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과 함께 청와대 본관 현관에서 김 전 대통령 내외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중에 문 실장이 "제가 앞에 나가 있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뭐 외국 정상이 오시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저 앞에 나가서 기다리면 되죠?"라고 물으며 본관 밖으로 나가 김 전 대통령 내외를 기다렸다.

낮 12시 정각이 되자 김 전 대통령 내외가 탄 자동차가 본관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 내외는 김 전 대통령 내외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어서 오십시오"라고 인사했고 김 전 대통령은 "반갑습니다"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본관에 들어서 복도를 걸어가며 김 전 대통령에게 "지난 번에 미국 방문하셨을 때 일정이 얼마나 되셨죠?"라고 물었고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 12박13일"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 정도는 감당하기 괜찮으시냐? 미국 내에서 여러 가지 좋은 활동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백악실에 입장해 김 전 대통령에게 자리를 안내하자 김 전 대통령은 "개성에서 평양까지 거리가 어떻더나"라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길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지만 포장 상태가, 예를 들면 포장 공사할 떄 마무리 공사를 조금 안 한 것 같은 그런 길이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마무리 포장하고 줄 그으면 아주 손색없는 도로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왕복 4차선이었냐"고 질문을 던졌고 노 대통령은 "4차선이었다"고 답한 뒤 "중앙 분리대가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던데 대체로 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편이었고 생각보다 상당히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평양시도 아주 도시 계획이 잘 되어 있죠?"라고 질문을 던졌고 노 대통령은 "네 그렇다. 조금 혼돈이 생긴다"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내가 갔을 때는 밤에는 아주, 전부 깜깜했는데 요새는 전깃불이 많이 들어온다죠?"라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이 질문에 "불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고 말한 뒤 "특별히 켰는지, 일상적인 것인지 우리끼리 궁금해서 주고 받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특별히 켤 힘이라고 있는 것은 조금 나아진 것"이라고 평했고 노 대통령은 "2000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남포 가는 길도 괜찮았고 아주 좋았다"며 "갑문 공사 해놓은 것 보니까 왕년 실력이 상당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또 "호락호락하지 않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거 같고 류경호텔이라고 105층, 그 공사를 재개했다고 들었는데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듣고만 있었는데 그것도 건축 기술의 수준이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 전에 들으니까 류경호텔은 설계가 잘못돼서 조금 경사져서 더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다 그런 말도 있던데 그건 아닌가"라고 물었고 노 대통령은 "그 점은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고 막연하게 듣고만 있었다"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계속 류경호텔에 관심을 보이며 "몇 층이죠?"리고 물었고 노 대통령은 "105층"이라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이 이에 "(농담조로) 통 큰 짓을 했구만"이라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노 대통령이 "그런데 (류경호텔을) 보면서 호텔인데 저 큰 집에 손님이 다 들까 그게 제일 궁금한 일이었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은 무슨 일을 할 때 타산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라고 답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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