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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주범 北태평양고기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올 여름 더위가 유달리 기승을 부리는 것은 한마디로 북태평양에서 한껏 달궈진 공기덩어리가 습기를 머금은 채 한반도까지 뻗쳐와 우리나라 상공에서 옴짝달싹도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위세를 떨치는 이런 기상이변 현상은 왜 나타나게 되는가.
전문가들은 기후는▲태양에너지▲지구의 자전▲대기의 상태▲지형등크게 4가지 요소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중 대기의 상태를 제외하고는 그밖의 다른 요소들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또 대기의 변화도 현상적으로 나타난 사실외에는 그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 林奎晧교수(대기과학과)는『제트기류등 바람의 흐름에 어떤 변화가 생겨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 상공에서 크게 발달했을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예년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찾아오긴 했지만 올해 특히 더 덥고 물 한방울 찾기 힘든 것은 우리나라가 이 고기압의 중심부에들어있기 때문이다.
고기압의 중심부에는 하강기류가 있어 수평으로 부는 바람이 생기지 않는다.
또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중에 포화되는 수증기의 절대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습도 또한 높아져 온도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한번 올라간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수증기는 탄산가스와 비슷한 원리로 온실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에낮에 한껏 데워진 공기가 대기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차단,열대야를 일으킨다.
가뭄이 계속되는 것은 비구름을 포함한 기압골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한 위세에 밀려 한반도로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0여일전 필리핀에서 북상하던 태풍「팀」의 진로가 북서쪽으로밀려 중국에 비를 뿌린 것이나,현재 북상중인 태풍「월트」의 진로가 일본쪽으로 잡혀가고 있는 것도 이 북태평양 고기압 탓이라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더위.가뭄에 시달리는 중국과 일본은 이로써 어느 정도 해갈이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굳세게 자리잡고 있는 현상황에서 한 줄기라도 비를 바랄수 있는 것은 낮에 한껏 데워진 수증기가 증발.응축돼 소나기로 내리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金昶曄.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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