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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각>서울定都 6백년은 역사 왜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이 나라의 수도가 된 것은 조선왕조가 定都한 해인 1395년보다 훨씬 오래전이다.이보다 꼭 1천4백년전인 기원전 5년에 백제 시조 溫祚王이 바로 오늘의 서울 강남지구(옛 廣州平原)에 도읍을 정했으니 내년이면 정확히 2천년이 된 다.
『三國史記』에 따르면 백제 溫祚王은 즉위 13년째인 기원전 6년 한강 연안을 둘러보고 도읍을 정할 계획을 세웠으며,9월 도성과 궁궐을 축조한뒤 이듬해 정월 그곳에 國都를 정했다.이곳이 바로「漢城」이다.
漢城이란 오늘날의 수도「서울」을 의미하는 漢文표기인데 조선조太祖가 오늘의 서울에 定都할 때도 이름은 「漢城府」였다.백제가한강유역에 도읍한 기간은 475년 文周王이 고구려의 장수왕에게패퇴,熊津(公州)으로 천도할 때까지 무려 5 백년 가까이 되는오랜기간이다.이기간 백제는 남으로 馬韓영역인 畿湖지역,동으로는태백산맥 일대를 손안에 넣고 북으로는 고구려의 평양성에서 故國原王을 패퇴시키는 한편 강역을 넓혔으며 서쪽으로는 바다를 건너遼西에까지 진출하는등 전성기 를 누린다.
때문에 서울은 6백년의 짧은 역사가 아니라 2천년의 장구한 역사를 가진 古都로 다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서울 6백년」은엄청난 시간적 축소요,역사적 왜곡이다.
지난달 건설부가 공주.부여.익산지구의 「백제문화권 대개발」에8년동안 1조5천억원을 투입한다는 8대계획을 각의에서 발표한바있다.그러나 이 계획은 5백년 수도였던 한강유역을 제외하고 있어 백제의 문화영역을 축소하는 처사일 뿐만 아 니라 지리적 왜곡을 범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런 뜻에서 내년 정월에 「백제서울 정도 2천년」을기념하는 성대한 행사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정부도 한강유역의 백제 전기 수도유적을 조사.보존하는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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