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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사건 백주년 맞아 프랑스 재조명 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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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드레퓌스 사건」1백주년을 맞아 진실과 양심의 위대한 승리를기념하는 갖가지 행사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드레퓌스 사건을다시 조명하는 책들이 프랑스 독서계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금부터 꼭 1백년전인 1894년 프랑스軍 포병장교 알프레드드레퓌스대위(1859~1935)가 간첩혐의로 체포되면서 시작돼그가 무죄 판결을 받고 복권된 1906년까지 10여년간 프랑스정국을 온통 뒤흔들었던 이 사건은『진실은 결 국 승리한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보여준 한편의 장대한 인간 드라마로 잘 알려져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장 드니 브르댕의『드레퓌스 사건』.8백5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사건의 복잡한 구조를 시기별로 정리,사건 전모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가능케 해준다. 두꺼운 분량에 질린 독자들을 위해 뱅상 뒤클레르는 1백쪽 분량의『드레퓌스 사건』을 일종의 개설서로 펴냈다.또 이 사건에 얽힌 당시 프랑스군 내막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장 두아즈는『잘 보호된 비밀』을 출간했다.사건의 주인공 드레퓌 스 본인의 기록에 피에르 비달 나케의 서문을 붙여 재출간한『내 인생의 5년』도 눈길을 끄는 책.이 책에서 드레퓌스는 유대인이기 때문에 당해야 했던 자신의 불행과 진실의 승리과정을 담담한 필체로 기술하고 있다.이와 함께 사건의 격랑을 헤쳐온 드레퓌스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한 프랑스 가족의 이야기』도 드레퓌스 사건 1백주년을 맞아 나온 책이다.
이 사건은 자유주의적 지식인,그리고 사회당등 좌파세력을 포함하는 드레퓌스派와 軍의 명예와 국가질서를 내세우는 파시스트.교회.군부의 결집세력인 反드레퓌스派로 프랑스 사회를 양분하며 두세력간 첨예한 정치대결로 이어졌다.그러나 189 8년1월 당대의 문필가 에밀 졸라가『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공개장을 발표,드레퓌스派에 결정적 힘을 보태고 나옴으로써 승리는 정의와 진실의 몫으로 결국 흘러갔다.
드레퓌스 사건은 1백년이라는 시간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거짓과불의에 대한 진실과 양심.정의의 승리,안보 논리에 우선하는 인권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81년 한길사가『드레퓌스 사건과 지식인』(할라즈著)을 번역,출간했다.
〈梁聖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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