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미월드컵>파레이라.사키 감독 결승서 자존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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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는 名將간의 대결.
브라질-이탈리아의 94미국월드컵 결승전(한국시간 18일 오전4시30분)을 앞두고 우승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모두 智將으로 알려진 알베르토 파레이라 브라질감독(49)과 아리고 사키 이탈리아감독(48)의 불을 뿜는 전략대결이다.
두 감독 모두 선수로서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들은 화려한 선수 경력보다 감독으로서의 능력이 강조되는 새로운 경향을 대표하는 감독들이다.
국내에서『브라질축구를 유럽축구로 변질시켰다』고 비난받고 있지만 월드컵에서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은 파레이라감독.
그는「미국의 기적」을 일으킨 벨리보 밀루티노비치감독(유고)과함께 다른 팀을 이끌고 세번이나 월드컵 본선에 오른 감독으로 유명하다.
브라질이 첫 3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70멕시코월드컵 당시체력담당주무로 월드컵과 첫 인연을 맺은뒤 82스페인월드컵에서는쿠웨이트를 이끌고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았으며 90이탈리아월드컵때는 아랍에미리트 감독으로 로마에 입성했다.
그는 또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되기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맡아 짧은 기간 놀라운 발전을 보여 중동축구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선수로서는 이름이 없었지만 75년 브라질의 플로미넨스클럽을 리그 정상에 올리면서 쌓아온 감독으로서의 명성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파레이라감독은 각 선수들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가장 효율적인전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안정된 겹수비와 다양한 공격력을 선보여공.수가 가장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강의 전력을 갖고도 20년동안 번번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브라질의 고질적인 병폐를 제거한 것이다.
한편 구두 세일즈맨 출신 사키감독의 명성 또한 화려하다.
어린 나이에 다리부상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한 그는 아버지가 만든 구두를 팔러 이탈리아 전국을 누비는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87년 AC밀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검정색 선글라스를 낀채 라인옆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정열적인 모습의 사키감독은 이탈리아 축구계에서「개척자」또는「반항아」라는닉네임을 갖고있다.
『완벽한 전술 구사에 대한 결벽주의 독재자』라는 일부 혹평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로서 역대 최고의 리더십과 지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수비 중심의 이탈리아 축구계에 공격축구를 도입,4명의 수비수가 미드필드까지 강하게 압박하는 새로운 스타일로 AC밀란을 89,90시즌 리그 정상에 올려놓는등 새바람을 일으키며 91년「월드컵 첫 4회 우승」의 대업을 위임받았다.
▲사키 이탈리아 감독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승부의 관건은 로마리오-베베토 콤비가 이끄는 브라질의 파괴력있는 공격을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될것이다.
부상선수가 많아 브라질에 비해 어려움이 많지만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결의가 확고한데다 어려운 예선경기를 거치면서 승부욕도축적돼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브라질팀을 좋아한다.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브라질의 경기는 완벽했으며 축구를 즐길줄 아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파레이라 브라질 감독 이탈리아는 강인하고 끈질긴 팀이어서 한시도 방심할 수 없지만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네번째 우승의 영광을 조국에 바칠 것이다.
이탈리아는 특히 공.수 전환이 빠르고 수비가 견고하며 기습공격에 강해 이에대한 대비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작전면에서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나가되 대인방어보다 지역방어를택해 이탈리아 공격수들이 마음놓고 그라운드를 활보할 수 없도록압박을 가할 계획이다.
로베르토 바조는 경계되는 선수여서 수비수들에게 특별히 주의를기울일 것을 지시했지만 전담 마크맨을 두지는 않을 계획이다.
또 로마리오-베베토 콤비가 집중 마크를 당할 경우에 대비한 작전도 구상해놓고 있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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