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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이부영의원 정보위 나가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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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색깔」에 문제… 민주 “신매카시즘” 반발
국회정보위원의「자격론」을 민자당이 제기하고 나섰다.
민자당은 15일 김일성조문 파동의 주도자로 이부영의원(민주)을 지목,정보위의 부적격자라고 주장했다.그리고 민주당측에 이의원의 교체를 요구했다.박범진대변인은 『조문단 파견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한 이의원이 정보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게 우리당의 판단』이라고 했다.
정보위는 지난 임시국회때 처음 활동에 들어간 신설 상임위로 안기부를 상대로 대북관계 국가 기밀과 고급정보를 다루는 곳.
김덕안기부장을 불러 비공개로 회의를 하고 내용은 대외비에 부쳤다.
민자당의 주장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대북 정보를 국회에서 관리하는데 이의원의 색깔에 문제가 있다는 것.
박대변인은 『민주당에서 조차 보수정당의 틀속에 숨어있는 색깔있는 사람들은 나가 주었으면 하는 얘기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주장했다.근거는 대지 않았다.
정보위 소속 민자당의 한 의원은 익명을 통해 『이의원의 등장에 안기부에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솔직히 같이 있기가 거북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정보위원(민자7,민주 5명)의 교체는 『기밀누설로 법적처벌을 받거나 당연직인 여야 총무가 바뀌거나,당에서 교체를 요청하거나 본인이 사퇴한 경우』(신상우정보위원장·민자)뿐이다.비밀누설시 처벌은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특가법)이다.그 외에는 다른 위원회보다 임기가 2배인 4년간 활동(14대는 2년)이 보장된다.
현재로선 민자당의 요구는 이런 요건에 충족되는 것이 없는 다분히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민자당의 의도는 이의원을 정보위에서 배제시키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민주당 개혁모임의 대표격으로 부상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이념 문제를 제기해 보자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지원대변인은 이의원의 정보위 배제요구를 『군사독재시대의 발상으로 신판 매카시즘』이라고 반박하고『우리 당은 이의원을 자격이 있는 정보위원으로서 신임하고 있다』고 했다.당사자인 이의원은『조문얘기는 김일성 개인의 애도를 위한 것이 아닌 남북간 화해·신뢰를 도모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자당의 정보위 자격론은 앞으로 정보위 운영과 기밀관리에 있어 예상되는 논란의 예고편이기도 하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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