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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태아에 큰소리 안 들리게 해야…좋은 음악·태담은 뇌 발달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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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 조상은 “조용히 앉아서 아름다운 말만 들으며, 선현의 명구를 외우고, 시나 붓글씨를 쓰며, 품위있는 음악을 듣는 것”을 태교라고 봤다. 지금도 많은 임산부가 이런 고상한 행동과 마음가짐을 태교라고 생각한다.

 산부인과 의사도 태교의 효과와 중요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태교는 훨씬 광범위하다. 임신부의 식습관과 건강 상태, 빛·소리 등 주변 환경까지 태교에 포함시킨다. 임신부의 날(매년 10월 10일)을 맞아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바른 태교법 여섯 가지를 발표했다.

 ◆태아 옆에선 큰소리 금물=임신 5∼6개월 이후의 태아는 모든 소리를 듣고 구별할 수 있다. 태아는 시끄럽고 불쾌한 소리, 큰소리를 싫어한다. 큰소리가 오래 지속되면 양수가 줄어들어 태아의 호흡에 나쁜 영향을 준다. 크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태아는 잠시 호흡을 멈춘다. 일종의 경계반응이다.

 따라서 임신부 스스로가 큰소리로 떠들거나 임신부 앞에서 큰소리를 내는 것은 금물. 임신한 여성에게 공연장·작업장 등 소음이 심한 곳에 되도록 가지 말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반면 뱃속의 아이와 태담을 나누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은 아이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 청각은 오감 중에서 지능 발달에 가장 유익하다.

 ◆자궁·태아 바로 알기=자궁은 수정란·태아가 출생할 때까지 자라는 장소다. 조롱박 모양이며 손바닥 크기 정도다. 골반 안쪽에 위치하며 위쪽은 나팔관, 아래쪽은 질에 연결돼 있다. 태아는 수정 9주 후부터 출산할 때까지 아기의 상태를 말한다. 임신부에겐 수정 후 12주까지가 매우 예민한 시기다. 전체 자연유산의 80%가 이 시기에 집중된다. 이때 복용한 감기약·항생제 등은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12주 이후엔 태아가 상대적 안정기에 들어간다. 이 이후에 먹은 약은 대개는 큰 문제가 안 된다.

 ◆엽산·DHA를 충분히 섭취하자=임신 중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의 섭취가 부족하면 아이의 3∼4세 때 지능지수(IQ)가 3.7이나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엽산은 뇌 신경의 성숙과 시신경 발달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26주 이후엔 DHA(불포화 지방의 일종)를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DHA는 아기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

 임신 초기엔 끼니를 거르거나 영양 섭취에 소홀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특히 입덧 기간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입덧은 임신부의 70~80%가 겪는 흔한 증상. 대개 임신 4~7주 사이에 시작돼 10~12주 사이에 가장 심해진다. 16주가 지나면 증상이 약해진다.

 입덧의 주된 증상은 이른 아침이나 빈 속에 헛구역질·구토를 일으키는 것이다. 심한 경우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한다. 따라서 임신부에게 탈수·전해질 이상·식도염·위염을, 아기에겐 저체중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의 IQ 높이는 자연분만=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이의 지능이 더 높다. 이스라엘에서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청소년 2만9136명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1335명의 IQ를 조사해 봤다. 자연분만으로 출생한 청소년의 IQ가 평균 2점 높았다.

 피부 자극 때문이다. 자연분만을 하면 아기가 엄마의 자궁 경부를 지나 질을 통과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아기 신체의 모든 조직(특히 피부)이 부드럽게 자극을 받는다. 반면 제왕 절개 분만 시엔 엄마의 산도(産道)를 지나지 않는다. 피부 자극이 두뇌 발달을 돕는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도 태교=임신부가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태아가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갖게 된다. 두뇌 발달도 활발해진다. 임신부가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면 태아의 생활리듬도 깨진다. 태아는 25주부터 밤낮과 명암을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빠가 적극 참여한다=“아기의 심성은 부친의 태교, 생김새는 모친의 태교를 통해 물려 받는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아빠는 태동을 느끼는 5개월 이후부터 태교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태동은 보통 이보다 이른 임신 3개월(10∼11주)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아빠의 태교도 5개월 이전에, 가능하면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안 순간부터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빠도 뱃속의 태아와 자주 태담을 나누는 것이 좋다. 태아에겐 아빠의 낮은 목소리가 더 잘 전달된다.

도움 말: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김문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필량 교수,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태중 교수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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