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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교복 100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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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보성여고 2학년 학생들이 교복 5종과 자유복을 선보였다. 왼쪽부터 현재의 롱다리 체크무늬 교복, 1980년대 청바지 자유복, 70년대 단아한 회색 교복, 50~60년대 긴 옷깃의 남색 교복, 20년대 흰 스카프 세일러복, 10년대 검정 치마.흰 저고리의 유관순 교복. [사진=김태성 기자]

"제가 입었던 교복으로 단장한 제자들을 보니 예쁘고 참 곱네요."(박애희 보성여중 교장)

"1920년대 테니스.수영까지 가르쳤던 우리 학교에 다니면 선진 여성, 인텔리 여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때의 교복을 입으니 제가 신여성이 된 듯해요."(보성여고 2학년 한초이)

5일 서울 용산구 보성여중.고 교정. 보성여고 2학년 학생들이 옛 교복을 차려입고 멋을 부렸다. 학교 설립 100주년(10월 10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의 리허설이다. 학생들은 1910년대 '유관순 교복'이라 불리던 검정 치마.흰 저고리에서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현재의 롱다리 체크무늬 교복까지 시대별 교복을 입었다.

교복은 모두 5종. 시대별 교복은 의류직물학과 출신으로 가정 과목을 담당하는 이 학교 김경혜 교사가 동문들의 고증과 졸업앨범을 참고해 동복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학생 모델들은 머리 모양도 하나로 곱게 따는 등 그 시대의 유행에 맞췄다. 신발도 단화형 구두를 새로 사 신었다. 이 학교 동문인 박애희(60) 보성여중 교장은 "옷깃이 주름없이 빛나게 하려면 풀을 잔뜩 먹여 유리판에 쭉쭉 편 뒤 한번에 확 떼야 했다"며 여고생 시절을 회고했다.

보성여중.고는 1919년 3.1 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양전백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계 민족지도자와 미국 선교사 노먼 휘트모어가 1907년 평안북도 선천에 설립했다. 학교는 10일 교정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연다.

민동기 기자 ,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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