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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宅근무 선진국 활발 우리는 관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在宅근무는 우리의 일(직업)문화와 맞지 않는 것인가.4~5년전 국내 기업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재택근무가 최근들어 시들해지고 있다.美國.유럽등 선진국의 추세와는 반대다.선진국은 컴퓨터통신의 발달로 재택근무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시험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던 업체들마저 지금은 거의 명맥만 유지하거나 아예 제도 자체를 없애버린 상태다.
재택근무는 회사 컴퓨터와 직원의 안방 컴퓨터를 연결,각종 업무를 처리하고 컴퓨터를 통해 업무지시 및 보고를 주고 받는 21세기 정보화사회의 근무형태.회사로서는 사무실 유지비용등을 절감하고 개인으로서는 출퇴근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 을 일터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데이콤.STM등 정보통신 전문회사들은 80년대말 국내 재택근무 도입에 앞장섰던 회사들이다.데이콤은 재택근무제도 자체를 폐지해버렸고 STM도 지난 91년 20여명까지 늘어났던 재택근무자를 지금은 단 한명으로 줄여놓고 있다.
데이콤은 지난 82년 당시 연구위원이었던 柳京熙씨를 재택근무시켰었다.柳위원은 프로그램개발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창안등의 업무를 컴퓨터통신을 통해 처리했었다.데이콤은 그러나 몇년 뒤 柳위원이 자리를 옮긴후 재택근무를 유야무야 없애버렸 다.
본격적인 재택근무를 지난 91년에 도입,사회각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STM은 회사와 사원 가정의 컴퓨터를 일반전화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통선을 구성해주고 컴퓨터도 설치해주는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社規에도 재택근무를 명문화,소프트웨어 개발자등 집에서도 업무가 가능한 20여명의 사원이 초기에 이 근무를 지원,본격적인 재택근무시대를 예고했었다.
『얼굴을 맞대지 않으면 뭔가 미덥지 않다고 생각하는 우리네 풍토가 재택근무의 걸림돌인 것 같습니다.육아등 가정일을 돌봐야하는 기혼여사원등 직원들의 필요에 의해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 사원들 대부분이 이러한 근무형태에 대해 거부감을 버리지 않았습니다.』재택근무제도 도입에 앞장섰던 金永泰 STM사장은 시들해진 재택근무의 주된 원인을 국내 직장인들의 인식에서 찾았다.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기업들의 제도정비등이 우선돼야 선진국형의 재택근무가 자리잡을 것이라는 것이 金사장의 지적이다.
한국IBM등 몇몇 외국인 업체들도 4~5년전 한 두사람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가 현재는 거의 이 제도를 폐지한 상태다.역시 한국적 풍토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회사의 책상등을 아주 없앨 수 없는 반면,장비설치등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사실도 지적된다.
이같은 환경 때문인지 최근엔 컴퓨터 관련 기술을 보유한 가정주부등을 계약직으로 채용,집에서 일하게 하거나 정규근무시간을 마치고 집에서도 회사 컴퓨터와 연결,연장근무를 할 수 있는 형태등「변종 재택근무」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現代電子는 지난해부터 27명의 계약직 주부사원을 뽑아 회사에1주일에 한 두번 나오는 것 외에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을 하도록 하고 있다.이는 인건비등을 줄이기 위한한 방법이지만 본사 컴퓨터와 주부사원의 컴퓨터 를 직통선으로 연결하는등 그나마 본격적인 재택근무에 어느 정도 가까운 형태다. 貿公은 퇴근후 집에서 본사와 연결된 컴퓨터로 해외 무역정보등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한국전자통신연구소도 연구원을 대상으로 퇴근후 집에서 연구소 컴퓨터와 연결,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朴邦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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