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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초등생 피살사건 실종 당일 목격자 종적 감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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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납치살해된 초등생들을 실종 직전에 보았다고 진술한 목격자가 종적을 감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도 부천 남부경찰서는 "임영규(11.초교 5년).윤기현(12.6년)군의 실종 당일 '이들로 보이는 아이들을 봤다'고 진술한 주민 K(47)씨가 시체 발견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부터 종적을 감춰 찾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달 23일 탐문수사 중인 경찰에 스스로 찾아와 "14일 오후 5시쯤 두 어린이가 집에서 2백여m 떨어진 쌈지공원에서 노는 것과, 4시간 뒤인 오후 9시쯤 K연립 앞길에서 은색 쏘나타승용차에 타고 소사역 방향으로 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K씨의 진술이 "실종 당일 오후 8시55분쯤 집 앞 공터에서 공놀이하는 것을 봤다"는 윤군 아버지의 진술과 오후 9시45분쯤 가톨릭대학 정문 옆 골목길에서 목격했다는 마지막 목격자(임군 친구)의 진술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K씨가 두 어린이의 생김새와 인상착의.목격시간 등에 대해 너무 생생하게 진술한 것이 의심스러워 진술 경위를 조사 중이었다. K씨는 목격자 진술 이후 술을 마시고 귀가하지 않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다 지난달 28일부터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은 채 종적을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실종 16일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윤군 등은 1일 화장돼 한줌의 재가 되어 천국으로 떠났다.

이날 이들이 다니던 경기도 부천시 D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임군의 어머니 김모(37)씨는 아들의 영정을 붙들고 "죽을 때까지 너를 안 잊을 것"이라며 되뇌다 실신했으며 윤군의 아버지(41)는 "기현아-. 이제 나는 어떻게 살라고"라며 통곡했다.

부천=정영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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