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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 與圈 왜 전면전 벌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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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이 여권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총선을 불과 70여일 앞두고다. 형식적으론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한 영장집행 때문이다. 민주당은 '보복사정에 대한 저항'을 전면전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배수진을 치며 결사항전에 나선 진짜 이유는 호남표의 향배와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韓전대표가 일정 부분 호남의 대표성을 갖고 있어서다. 열린우리당에도 목표 의석 달성을 위해선 호남표를 빼고 생각할 수 없다. 양쪽의 물러섬이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분당 이후 민주당은 호남에서 줄곧 열린우리당에 비해 2~3배의 격차를 벌여왔다. 그러나 이런 흐름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최근의 일부 여론조사 결과 광주에서 열린우리당(24.6%)이 민주당(21%)을 추월한 것이다.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던 민주당은 심각한 위기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로 "배신론이 먹혀들면서 호남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표들이 다시 결집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여권과의 전선이 형성되면서 "여론이 좋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중앙당에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은 내친김에 3일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가 잘 이어진다면 '호남 1당'은 자신있다고 장담한다.

열린우리당도 그 점을 알기에 민주당에 대해 공세적 자세를 취했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韓전대표가 (입당을)애걸했어도 우리는 안 받아주었을 것"이라며 "이상수 의원과 이재정 전 의원 등 이른바 '盧캠프'에 있다가 우리당에 온 정치인들이 죄다 구속됐는데 표적수사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보복설을 부인했다. 韓전대표가 전날 열린우리당의 입당 제의를 거절한 게 표적사정의 직접 원인이라고 주장한 데 따른 반박이다.

열린우리당이 韓전대표에게 공을 많이 들인 건 사실이다. 분당 당시에도 韓전대표만은 데려가려 무진 애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韓전대표가 '분당 반대'를 앞세우며 합류를 거부했다. 그런 점에서 여권으로선 韓전대표에 대해 섭섭한 감정이 있다. 대선 당시에도 韓전대표는 盧후보에 대해 줄곧 소극적 지지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게 盧캠프 사람들의 불만이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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