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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4' 세대가 말하는 "시대는 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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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의 45~64세 기성세대들의 상당수가 사회의 주도권을 젊은 세대에 내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가정은 가부장(家父長)에서 가모장(家母長) 중심으로, 자녀에서 부부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일기획은 1일 이런 내용의 '이 시대의 어른-와인(WINE)세대를 말한다'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전국 5대 도시의 45~64세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4564 세대는 불안하다=4564세대의 상당수는 사회적 역할에서 상실감을 경험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사회적 주도권을 뺏겼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가 현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냐'는 질문에 4564세대는 36.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젊은 세대(17~39세)의 64.2%가 '그렇다'고 응답했었다. '최근 사회변화가 바람직하냐'는 질문에도 4564세대는 9.4%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 4564세대의 절반 정도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10명 중 8명꼴로는' 젊은 층과의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으며, 7명꼴로는 '최근 지나치게 젊은 세대 중심으로 사회가 변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절반 정도가 구조조정.명퇴 등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4564세대는 대부분이 '젊은 세대보다 사회적 책임의식이 강하다''나보다는 가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중심에서 부부 중심으로=가정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자녀 중심의 가정문화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상당수가 '배우자가 나와 노후를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동반자다'(76.7%), '나의 행복은 배우자에게 달려 있다'(52.9%)고 답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답변은 49%로 2000년 조사(54%) 때보다 줄었다. '노후를 자식과 함께 보내고 싶지 않다(42%)'는 응답이 '함께 살고 싶다(30.6%)'보다 많았다.

가정 내 소비의 최종결정권은 남편(37.5%)보다 아내(60.6%)가 갖고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인터넷은 10명 중 3명꼴로 이용하고 있었다.

최익재 기자

◇4564 세대는 WINE 세대

제일기획 측은 45~64세의 기성세대를 제대로(Well), 인격적.정서적으로 성숙한(Integrated), 새로운(New), 기성세대(Elder)로 규정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기성세대를 고집불통이며 완고한 한물 간 세대라고 보는 젊은 층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젊은 시절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와인처럼 은은한 향과 맛을 지닌 세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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