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에 20일 비 … 100년 만에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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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린 날(강수량 0.1㎜ 이상)은 평년(8.7일)보다 11.3일 많은 20일이나 됐다. 190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9월 강수 일수로는 가장 많았다.

기상청은 2일 '9월 기후 특성' 자료를 내고 "올해 9월은 강수 일수와 월 강수량을 비롯한 각종 기후 기록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태풍 나리와 위파처럼 온난화 탓에 가을철에도 강한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 60개 지점에서 측정한 9월 강수량은 평균 411.7㎜로 평년의 149.5㎜의 2.8배나 됐다. 60개 지점에서 체계적 관측을 시작한 73년 이후 9월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전국 평균 일조시간은 97.9시간으로 평년(184.3시간)의 53% 수준에 불과했다. 구름은 한 달 내내 평균적으로 하늘 전체의 74%를 덮어 평년의 56%를 크게 초과했다.

기상청은 지난달엔 월평균 일교차가 평년보다 2.9도 줄어든 7.1도를 기록, 73년 이후 가장 작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월 최고기온의 평균은 평년보다 0.3도 낮은 25.4도였으나 최저기온 평균은 평년보다 2.6도나 올라간 18.3도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기상청 김태룡 자료관리서비스팀장은 "매년 변동을 보이긴 하지만 73년 이후 9월의 기온과 강수량, 강수 일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일교차와 일조 시간은 감소하고 있다"며 "크게 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증발량이 늘고, 공기 중의 수증기가 늘면 구름도 늘고 강수량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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