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모아 굶주린 어린이 구하자/유니세프 모금운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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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시아나항공·외환은 등 각 지점에 모금함/세계황공여행객 잔돈이면 하루 4만명 구호
해외여행후 자칫 버려지기 쉬운 외국 동전이나 10원짜리 한국동전들을 모아 지구촌의 헐벗고 굶주린 어린이들을 돕자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구호기금)한국위원회(회장 현승종)가 올들어 아시아나항공및 서울 르네상스호텔을 중심으로 펼쳐온「사랑의 동전 모으기」운동이 시민들의 상당한 호응을 받게됨에 따라 오는 7월1일부터 금호그룹이 전국 1백여개 사업장에 이 모금함을 설치키로 한것.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김포·부산·제주등 공항및 지점,대전·수원·정부종합청사 출장소등 13개 영업소,금호고속 서울사무소 관할 12개 고속버스 매표소및 광주 본산 관할 35개 고속버스 매표소,금호그룹 계열사 사옥및 공장 등에는 누구든 주머니의 잔돈을 털어넣을 수 있는 사랑의 동전 모금함이 설치된다.
또 외환은행도 자체제작한「사랑의 동전」모금함을 최근 전국3백여개 지점및 각급학교에 나눠주어 이 운동에 참가하기 시작했으며,조흥은행도 전국 5백여개 지점및 각 학교에 나눠줄 모금함을 제작중이다.
지난 2월17일 아시아나항공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사랑의 동전모으기 운동이 시작된지 4개월여만에 모인 성금은 1억여원.전세계적으로는 지난 91년「사랑의 동전 모으기」운동이 시작돼 콴타스(호주)·캐세이 퍼시픽(홍콩)·JAL(일본)·브리티시 에어(영국)·TWA(미국)항공등 5개사가 참여,외국여행중 생긴 동전들을 유니세프를 통해 불우어린이돕기 기금으로 활용하는데 앞장서 왔다.
국제항공업계에 따르면 연간 약2억명이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승객들이 귀국길에 가져가는 잔돈은 평균 2달러(약1천6백원).대부분의 은행들이 동전은 환전해주지 않아 사장되고 있는만큼「사랑의 동전모으기」 운동이 좀더 널리 확산될 경우 기아와 질병으로 숨지는 하루 4만명,연간 1천4백만명에 이르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건지는데 큰몫을 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지난 4월부터 호텔로는 세계 최초로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르네상스호텔도 월평균 1백만원 정도의 동전을 모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하고 있다.모금운동이 대체로 비자발적·한정적인 우리나라에서 일반시민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사랑의 동전모으기」운동은 새로운 모금문화를 정착시킬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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