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보자>28.화남경제권(8)-상해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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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특구를 중심으로 경제도약을 이룬 廣東省이 中國의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시장경제 질서를 구축해나가는 실험장이었다면 上海는 이와 같은 실험의 성과를 토대로 더욱 완벽한 모습의 경제발전을 이룩하려는 중국경제의「간판」에 해 당한다.
廣東이 실험적 요소가 강했던 지역인데 반해 上海는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정치적인 중요성 때문에 이러한 실험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중추지역이다.흔히 長江(揚子江)은 한 마리 龍에,上海는 그 머리(龍頭)에 비유된다.
그만큼 上海의 경제적 성공 여부는 長江 연안일대를 따라 내륙과 나아가 중국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중앙의 정책적 지원도 廣東.福建省등 경제개방이 앞섰던지역에 비해 당연히 더 많이 집중되고 있다.
浙江.江蘇省을 비롯한 長江 연안지역의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상업.금융,그리고 무역에 있어서 중국내 최대 기지인 上海의 행보는 따라서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을 모은다.
『上海의 도시계획과 이에 따른 건설사업들은 모두 세계 일류를목표로 하고 있습니다.경제라는 측면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지역인만큼 항만과 도시기능 개발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에 접목시키려는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지난해 완공된 上海市 新港과 浦東 지역에 건설되는 세계적 규모의 음악당등 주요 건설프로젝트를 설명하는 上海市 간부의 자부심 담긴 설명이다.上海市의「야망」은 이들이 설정한 좌표를 통해 자세히 드러난다.
49년 사회주의 중국 성립 이후 上海市는 제조업은 물론 3차산업등 다기능을 갖춘 경제도시에서 계획경제 체제의 수요에 맞춰생산중심도시로 전환하는 파란을 겪었다.
제조업 중심의 발전모델은 경제구조에 심각한 왜곡 현상을 초래했으며 上海市가 갖췄던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는 나날이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40여년의 시간을 건너 원래 지니고 있던 국제도시로서의 면모 회복과 함께 국제적인 경제.금융및 무역센터로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바로 上海市가 설정한「좌표」에 해당한다.
지난 90년초 上海 黃浦江 동부지역인「浦東」일대가 국제적인 금융 및 무역센터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중국 중앙정부가 취한구체적 조처의 일환이었다.
대한무역진흥공사 李準用 上海무역관장은『중국 8차 5개년계획(91~95년)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浦東사업은2000년까지 1백억달러를 투입해 深수.朱海등 기존 5개 경제특구보다 더 많은 우대조치를 부여하고 보세가공구 와 금융무역구를 설치하는 것』이라며『홍콩과 같은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해 2000년대 환태평양 시대의 교통.통신.무역.금융.첨단기술센터로 육성되고 있으며 정치.지리적인 중요성 때문에 사업은 중앙정부인국무원이 직접 관장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3백50평방㎞ 규모에 펼쳐지는 浦東개발사업은 점차 上海市의 면모를 일신해가고 있다.
***○…… 大企業 84개 진출 ……○ 지난해말 黃浦江을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의 사장교인 揚浦대교가 준공돼 浦東대교와 함께 上海市의 도심과 浦東지역간을 상호 연결,도심기능의 확대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총공사비 6백여억원을 투입한 外高橋港 1기 공정이 역시 지난해 1 0월말 준공됐다.
上海市는 이로써 연간 화물처리량 2백40만t,면적 50만평방m의 대형 항구를 보유하게 됐으며 이 지역에는 보세가공구를 비롯해 陸家嘴 금융무역구.長江 과학기술구.金橋 수출가공구 등이 속속 들어서 종합 경제센터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上海市는 모두 16개의 대형 인프라 건설을 추진했으며 이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上海市 연간 투자액의 40%인 1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上海市의 발전은 이러한 외형적 도시건설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전국의 외환교역 기능을 총괄하는 중국외환교역센터가 설치되어 지난 4월5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上海市는 이로써 전국적인 외환시장,더 나아가서는 중국금융개혁과 금융시장의 중추역할을 하게 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上海市의 이같은 중앙의 지원과 대규모 인프라 건설,경제발전 전망등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전세계5백대 기업 가운데 84개가 上海에 투자진출해 있으며 투자금액1천만달러 이상의 대형투자 건수는 모두 4백5 개에 달하며 투자 규모도 해마다 1백20~1백6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上海市의 왕성한 경제발전은 이제 인근의 江蘇.浙江省,그리고南京 등에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浦東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가서는 長江을 통한 내륙으로의 경제파급효과가 크게 확산될 것으로전망됩니다.용머리(上海)를 자극해 용 몸통(長 江 중류)을 타고 내려가 용의 꼬리(四川省)까지 전달되면 長江연안과 上海市의경제활력은 태평양을 향해 날아 오를 것입니다.』 上海市 浦東개발을 주관하는 한 北京 중앙정부의 경제관계 인사가 자신있게 하는 말이다.
***○…… 內陸까지 파급효과 ……○ 그러나 上海를 중심으로한 경제권 형성은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上海는 우선 무역과 금융면에 있어서 홍콩을 내세운 廣東省의 위치를 넘보기 어려운 데다가 내륙으로 이어지는 水運마저 아직 그효과를 얘기하기에는 미 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내륙의 생산품이 아직 대부분 廣東省과 홍콩을 경유,수출되고 있다.
上海市가 홍콩등과 비교해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아직은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上海=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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