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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인기가 시청률 높인다-TV드라마 스타만들기 전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MBC-TV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인기가 폭발적이다.6일첫 방송이후 1주일만에 줄곧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주인공 차인표는 이미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마치 『마지막 승부』와 심은하를 보는 것 같다.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시청층을 10대와 20대초반으로 차별화해 철저히 그들의 구미에 맞게 제작됐다는 점이다.그리고 여기에맞게 10대들의 우상을 방송사에서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을…』에서 지목된 예비스타는 신인 차인표다.그는 드라마방송직후 MBC의 다른 프로에 잇따라 초대됐다.18일『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24일 『도전 추리특급』에 나왔다.또 『일요일 일요일 밤에』서는 방송2회만에 패러디코너인 「한다면 한다」에서 차인표를 소재로 다뤘다.
이들 프로의 역할은 주 시청층인 젊은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인표의 매력포인트를 보여주는 것.『토요일…』에서는 차인표에게 사람을 등에 태우고 하는 팔굽혀펴기를 시켰다.우수어린 마스크의 하부구조가 단단한 근육질이라는 것을 보여주 기 위해.
방송사의 스타키우기는 드라마 내부에서도 이루어진다.『사랑을…』는 재즈바.승마장.서바이벌게임등 신세대의 취향에 맞는 장소가자주 등장한다.
풍호(차인표)는 어김없이 이들 장소에서 세련된 매너를 보인다.은목걸이에 가죽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며 재즈바에서는 색소폰을 부는 풍호.그러나 그는 오렌지족이 아니다.일할 때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외국인 바이어를 상대로 긴 영어 문장을 본토발음으로 구사할 줄도 안다.
또 백화점 창업주의 아들로 미국유학까지 다녀왔지만 고졸 출신의 가난한 백화점 여사원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인물이다.한마디로풍호는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여러 요소들을 거칠게 짜깁기한만화적 영웅이다.
만화적 인물의 성격은 개연성이 부족하다.극의 중심이 한 인물에게 쏠려 구성도 엉성해지기 쉽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본 집필과정에서부터 이 드라마는 차인표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짜깁기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영어가 유창한 점을 극중에 드러내기 위해 외국바이어 접대 장면이 삽입되는 식이다.제작진이 이처럼 차인표에게 몰표를 주고 있는 것은 신세대드라마는 드라마의 완성도보다 등장인물의 인기에 따라 시청률이 결정되기 때 문이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스타를 키우는 것 자체는 방송사의 업무상의 전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듯 싶다.그러나 『사랑을…』는 차인표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젊은이들을 지나치게 소비지향적으로그려내고 있다.이같은 편향성은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신세대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점점 일반화돼 가고 있는 自社프로를 통한 드라마 홍보도 시청자 전체를 생각하면 자제해야 한다.열광적인 팬이 아니면 드라마에서 본 차인표를 쇼프로에서 보고 퀴즈프로에서 또 보는 것은 지겨운 일일 수도 있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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