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침을 튀기며 칭찬하는 이 선수는 함지훈(23·사진)이다. 3년 전 유 감독이 신인 양동근을 두고 하던 칭찬 수위와 비슷하다. 양동근은 당시 신인 드래프트 1순위였지만 함지훈은 10순위다. 유 감독은 “지훈이를 잡은 건 큰 횡재”라고 말한다.
“KT&G에서 양희종과 바꾸자는 제의가 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유 감독은 단호하게 “안 바꾼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인 양희종은 올해 드래프트 3순위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선수다.
유 감독이 횡재를 했지만 함지훈도 운이 좋았다. 그의 다재다능함을 알아보는 감독을 만났기 때문이다.
1m98㎝인 그는 ‘골 밑에 넣기엔 키가 작고 외곽으로 빼기엔 좀 느린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유 감독은 모든 걸 할 수 있는 만능 선수로 봤다. 중앙대 시절 대회 MVP까지 해 본 함지훈은 “드래프트에서 10번까지 밀릴 때 자존심이 상했지만 모비스가 나와 잘 맞아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가드로 시작했다가 키가 크면서 포워드와 센터를 두루 섭렵한 그는 경기 중 순간적으로 가드가 됐다가 센터가 되고 슛쟁이로도 변신한다. 9월 30일 한·일 챔피언전 오사카 에베사와의 2차전에서 그는 15득점·9리바운드·4블록슛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
방열 모비스 고문은 “패스·드리블·슛 등 기본기가 잘돼 있고 매우 영리해 보인다”며 “저런 선수가 크게 된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