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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비극 다시 오면 어떻게 될까/6·25때보다 피해 75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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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총체능력 남한이 1.5배 우세… 「폐허위 남북통일」 남아
한반도에서 전쟁은 과연 일어날 것인가.일어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 양상은 일부 재래식 전쟁과 함께 제한된 과학기술전에 의한 대량 파괴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 전진배치해 놓은 1백70㎜ 자주포,2백40㎜ 방사포,프로그·스커드 미사일등을 모두 동원해 1시간동안 집중 포격할 경우 서울 전체 면적의 35%정도가 파괴되고 50여만명의 인명피해를 보는등 엄청난 사회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군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북한측도 개전초기 한미연합군의 집중 포격으로 1주일 안에 주요 군사시설이 초토화되고 개전 4개월 후에는 평양이 함락되면서 마침내 남북통일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래 한국전에서는 또 대량소모와 첨단 고가장비들이 동원됨으로써 피차 엄청난 전쟁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미국이 42일간 걸프전에 투입했던 4백75억달러(한화 약38조원)의 전쟁비용은 6·25 당시 한국에 3년동안 쏟아부었던 5백억달러(한화 약40조원)와 거의 맞먹는 수준으로 현 우리나라 국방예산의 4년치에 해당한다.
○피차 엄청난 비용 부담
44년전 6·25당시 ▲남한은 육·해·공군,해병대를 합쳐 모두 10만5천7백52명 ▲북한은 19만8천4백명으로 북한에 비해 50%정도 열세에 있었다.
화력면에서도 북한은 이미 ▲전차(2백42대) ▲고사포(36문) ▲자주포(1백76문) 등 남한에는 없는 전투장비들을 확보하고 있었다. 재래식 무기에 의한 재래식 전쟁이었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당시 군인 전사자 수는 남북한·유엔군·중공군을 합쳐 약 70만명,부상자 1백78만명,실종 13만4천명,포로 15만9천명에 달했다.
○양측화포 16배 늘어나
남한측에서는 민간인 피해도 엄청나 ▲사망 24만4천명 ▲학살 12만8천명 ▲부상 23만명 ▲납치 8만4천명등 거의 1백만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희생됐다.
53년 휴전이후 지금까지 남북한은 끊임없는 군비경쟁을 거듭한 결과 휴전선을 사이에 둔 현재의 무력은 6·25당시에 비해 ▲병력은 7배 ▲화포 16배 ▲탱크 19배 ▲항공기 8배 ▲함정은 15배나 된다.
남한의 경우 특히 74년부터 율곡사업을 통해 국내기술진에 의한 자체개발이 늘어나면서 무기의 국산화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무기가 지닌 파괴력도 5배나 늘어 그로인한 피해 정도는 6·25때보다 75배나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92년 현재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전력의 약 70%로 열세에 있으나 무기의 성능이나 총체적인 전쟁지속 능력등 무형적인 요소들을 고려한다면 북한에 비해 1.5배 정도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기에 3만6천명의 주한미군과 이들이 운용하고 있는 첨단 정보자산들은 북한의 공격징후를 최소한 12시간 이전에 포착해 낼수 있다.
U―2R기와 RF―4C정찰기등은 북한지역을 24시간동안 마치「손바닥 들여다 보듯」 감시하면서 매시간 단위로 주요 징후목표물을 촬영,분석하고 있다.
일본에 배치돼 있는 조기공중경보통제기(AWACS)도 수시로 한반도에 출현,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 지역까지 감시하고 있다.
○12시간전 남침징후 포착
한미연합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마련한 「신작전계획 5027」의 핵심도 「응징적 보복전략」으로 요약되지만 어디까지나 방어적 성격이지 선제공격을 전제로 한 전략개념은 아니다.
한미연합사는 현재 2백50개에 달하는 주요 전쟁징후 목표물을 대상으로 「워치콘(경계태세)3」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1만 이상 징후가 나타나도 즉각 「데프콘(전투태세)2」상태로 돌입,미국의 신속전개억제전력(FDO)이 투입된다.
이때 한반도에는 4척의 항공모함과 2천여대에 가까운 전술폭격기,2개 여단의 해병대 병력등이 1주일 안에 투입,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게 된다.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최종적으로는 우리측의 승리가 확실하지만 결국 전쟁으로 인한 폐허 위에서 막대한 전후복구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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