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부재론'이 대세 갈라=행추위는 "강 행장은 3년 전 매우 어려웠던 시기에 행장을 맡아 소신있는 내실경영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며 "최하위였던 고객만족 부문에서 지난해 1위(국가 고객만족도 조사)를 달성한 업적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행추위는 외환은행 인수 불발, 장기 비전 부재와 같은 강 행장의 한계도 일부 지적했지만 "달리 마땅한 적임자가 없었다"며 강 행장의 손을 들어줬다.
은행업계 내에서의 강 행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강 행장 스타일은 장기 비전이나 결단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며 "금융권 빅뱅 등 향후 2~3년간 더 치열해질 경쟁을 어떻게 헤쳐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올 들어 KGI증권.한누리투자증권 등 손대는 인수합병(M&A)마다 중도 포기한 게 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강 행장 시절) 리딩뱅크로서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절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한 것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하다는 얘기다.
◆지주회사 전환 빨라질 듯=강 행장의 연임으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과 해외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7월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연말까지 지주사 전환 계획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국 은행 인수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임 과정에서 불거진 지배구조 문제도 강 행장에겐 부담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 중심 지배구조는 시스템적으론 독립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행장의 지배를 받는다"며 "행장 선임을 행장 측근인 사외이사들끼리 알아서 결정하도록 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