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경제] 한국 금융자산 2년 후면 1경원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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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京)은 1조(兆)의 1만 배다. 이를 장부에 표기하려면 영(0)이 무려 16개나 동원돼야 한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2년 후면 경 단위가 생활 속에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금융자산 잔액이 2년 후에 1경원을 돌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기업.개인.정부 부문을 망라한 금융자산 총액은 757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15.7%나 늘었다. 1년 새 늘어난 금융자산은 무려 1030조원에 달한다. 금융자산이 계속 이런 속도로 늘어난다면 내년 6월 말에는 8862조원, 2009년 6월 말에는 1경138조원에 달한다. 금융자산 잔액은 한은의 '자금순환 통계'에 꼭 기록해야 하는 항목이다. 이에 따라 장부에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숫자를 나열해야 할 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화폐 액면 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리디노미네이션이 새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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