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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산업 美정상탈환-인텔.모토로라 약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美國이 80년대 중반 日本에 빼앗겼던 세계 반도체시장 정상의자리를 되찾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10년전 반도체를 둘러싼 美-日 마찰이후 D램시장으로부터 철수한 미국이 非메모리시장에서의 천하통일로 다시 일본을 따돌리게됐다. 미국은 당시 일본이 자국 시장에서 덤핑판매를 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결정,복제품의 배제,MPU(마이크로 프로세서)호환품에 대한 제소,미국 제품의 일본시장 점유율 설정등강경조치를 취했다.
또한 일본의 생산기술을 습득키 위해 일본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반도체 공동연구조직인「세마테크」(SEMATECH)를 설립했다.그러나 일본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어서 80년대 후반 1메가D램시장에서 90%이상을 일본에 내주고 말았다.
이때부터 美國업체들은 메모리분야에서 손을 떼고 MPU와 통신용 반도체에 전념하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했다.
「MPU=미국,메모리=일본」으로 재편된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美인텔社는 86년 세계 업계순위 10위에서 개인용 컴퓨터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여기에는 인텔과 제휴해 MS-DOS,윈도우라는 PC운영체계로 세계시장 을 석권한 美마이크로소프트社의 영향력이 컸다는 지적이다.
또 모토로라는 세계 통신시장의 호황으로 통신용 반도체 수요가폭증함에 따라 큰 폭의 매출증대를 기록했다.최근에는 IBM.애플과 손잡고 파워PC개발에 참여,인텔.마이크로소프트社의 펜티엄과 경쟁하고 있다.
산업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 TI社는 업계 6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워크스테이션의 선두주자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MPU만 미국에서 생산하고 메모리는 일본.싱가포르.이탈리아에서 생산하도록 해 통신분야의 집적회로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美반도체공업협회(SIA)가 지난 4월 밝힌 93년도 세계 반도체시장규모는 전년대비 30% 성장한 7백70억달러로 이중 미국이 43%,일본이 42%를 점유,1% 차이로 미국은 일본을 누르고 수위를 차지했다.美반도체 전문조사기관인 데 이터퀘스트의지난해 업체별 매출액 순위조사에서도 인텔이 日NEC社를 제치고1위에 올라선데 이어 모토로라가 4위,TI는 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분야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위험도가 커짐에 따라 美.日.韓.유럽 반도체업체간 제휴도 본격화하고 있다.
美인텔.IBM.모토로라.TI는 日本의 NEC.도시바.히타치,韓國의 삼성전자.금성일렉트론.현대전자,유럽의 지멘스.필립스.SGS톰슨등과 복잡한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韓國.臺灣등의 메모리분야 진출도 괄목할 만하다.
특히 三星전자는 64K램으로 출발해 16메가D램에서 日本을 추월하고 64메가D램.2백56메가D램 개발경쟁에서는 선두에 나서고 있다.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 7위를 기록해 반도체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D램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지 않고 臺灣등의 후발국가가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산업이 日本처럼 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D램등 메모리분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ASIC(주문형반도체)등 논리회로분야가 매우 취약할 뿐 아니라 제조장비도 美.
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반도체산업은 초고속정보통신망등 미래 멀티미디어시대의 견인차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더할 것이라는 점에서 비메모리분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李炯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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