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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들락날락, 고3 수험생의 대장은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고3 수험생을 자녀로 둔 임정옥(47)씨는 얼마 전 학교를 찾아가 담임선생님에게 딸아이 야간자율학습 제외를 부탁했다. 따로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자율학습을 빼는 것이 내심 걱정은 됐지만 계속 돼 온 딸의 건강문제로 큰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배가 수시로 부글부글 끓어 자율학습 시간에 몇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딸의 상태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전문의를 통해 알게 됐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잘 발생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고 장에 가스가 찬 느낌이 주요 증상이다. 1차적 요인은 자각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되면 증상은 자연스럽게 호전되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대장이 약간 수축된 상태일 뿐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기는 힘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위, 대장, 담도 등 소화관 전체에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므로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만성 염증성 장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평소 생활습관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들
1 지속적으로 쥐어짜거나 찌르는 듯한 복통과 변비, 설사가 반복된다.
2 배변 후에도 개운치 않아서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3 배가 싸르르 아프고 부글거리는 소리가 난다. 변을 보면 편해진다.
4 배에 가스가 찬 느낌이 들고 아랫배를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
5 속이 쓰리고 방귀가 잦아진다.
6 트림이 자주 나온다.
7 변이 가늘고 잘 풀어지는 점액성을 띤다.
8 ‘장경련’이라고 부르는 격심한 복통이 발생한다.
9 맹장수술 또는 복부 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우 복통 없이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 관리가 우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 방법이다. 하지만 수험생에게 있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도태되는 일이므로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식사 후 바로 책상에 앉지 말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천천히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식후 가벼운 소화운동 없이 무리해서 공부를 하게 되면 혈액이 위로 몰려 두뇌 활동이 오히려 둔해진다. 소화효소가 잘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화불량 등 신경성 위장장애,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식후 2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은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준다. ‘급하면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1분 1초가 아까운 수험생들에게 산책은 사치가 아니다. 학업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보약이다.

좋은 음식 가려먹기
늦게까지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기름진 음식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하지만 기름기는 줄이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식이조절법이 필요하다. 우선 카페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양배추, 콩과 같이 대장에서 발효되어 가스를 많이 형성하는 음식은 일시적으로 피하는 게 도움이 된다. 식사는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이 좋고,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 대변의 양을 늘리고, 부드럽게 변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때 좋은 음식으로는 찹쌀, 꿀, 대추, 귤, 파, 마늘, 당근, 새우, 조기, 북어, 부추, 홍합, 멸치, 상추, 참기름, 생강 등이 있다. 피해야 할 음식은 밀가루, 청량음료, 자극성 있는 음식, 튀김류 등이다. 대추 속에 들어 있는 미네랄 성분은 가스 증가를 막아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 몸이나 배가 차가워 설사를 할 때 차로 끓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 생강, 마, 도토리묵도 소화를 촉진시켜 주는 좋은 음식이다.

장치선 객원기자 charity19@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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