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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부산영화제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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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64개국 272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올 부산영화제의 상차림은 매우 푸짐하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투야의 결혼' '남은 자는 침묵한다' '은하해방전선'의 한 장면.

#다양성의 향연=총 13개 섹션을 통해 세계 영화의 다양한 흐름을 일별하게 한다.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는 루마니아·이스라엘·멕시코 등 영화 신흥강국의 작품을 주목해 본다. 루마니아 최초의 극영화 제작 과정을 그린 ‘남은 자는 침묵한다’는 루마니아 영화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실화에 기초한 오페라극을 각색한 크시슈토프 자누시의 ‘검은 태양’, 이라크전을 중세 십자군 전쟁에 비유한 드니 아르캉의 ‘무지의 시대’ 등이 상영된다. 칸영화제 60주년을 기념해 거장 감독 35명이 만든 ‘그들 각자의 영화관’, 거장 켄 로치와 피터 그리너웨이의 신작 ‘자유로운 세계’ ‘야경’도 기다린다.

아시아 영화 중에서는 최근 급성장하는 인도·중국·동남아 독립영화의 라인업이 탄탄하다. 싱가포르에서 상영금지 논란을 불러일으킨 퀴어시네마 ‘솔로스’, 올해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받은 왕취엔안의 ‘투야의 결혼’, 필리핀 빈민가를 사실적으로 그린 ‘톤도 사람들’이 상영된다. 최근 타계한 대만 감독 에드워드 양의 특별전 ‘타이베이의 기억’이 마련되며 ‘뉴 말레이시안 시네마의 세 가지 색깔’도 특별전으로 선보인다.

한국 영화로는 이명세 감독의 ‘M’, ‘내 마음의 풍금’ 이영재 감독의 신작 ‘여름이 준 선물’이 눈길을 끈다. 오픈시네마와 미드나잇 패션에는 보다 대중적인 영화들이 포진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관객이 직접 좌석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종 할인 혜택도 있다.

#한국 영화를 돌아보라=1950~60년대 한국영화계를 풍미한 배우 김승호의 회고전이 열린다. 부산영화제 12년 동안 배우의 회고전은 처음이다. 김승호는 61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마부’로 우리 영화를 세계에 알린 배우. 회고전 기간 중 베를린영화제 측으로부터 그간 분실됐던 은곰상 트로피를 전달받는 자리도 마련된다. 또 한국 영화사 최초로 근대문화재로 등록된 영화 7편의 특별 상영전이 마련된다. ‘피아골’ ‘자유부인’ 등이다.

#스타 감독을 만나자=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의 교장인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양철북’의 폴커 슐뢴도르프, ‘남과 여’로 유명한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마스터 클래스를 연다. 마흐말바프 영화 가족의 한 사람인, 딸 하나 마흐말바프는 ‘불상은 수치심 때문에 붕괴되었다’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쥘리에트 비노슈와 함께 첫 불어 영화를 만든 허우샤오셴, 올 베니스 영화제 출품작 ‘에로스 도와줘’로 감독 변신에 성공한 리캉성 등 단골 손님도 여전하다.

#스타들의 네트워크=지난해 출범한 아시안필름마켓의 대표 행사인 ‘스타 서밋 아시아’가 올해 2회째를 맞는다. 아시아의 정상급 배우와 유망주를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에게 소개해 세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주는 자리다. 아시아 스타 6명이 참여하는 ‘커튼 콜’에는 한국 배우 조인성·임수정이 초대됐다. 재미동포 배우로 지난해 피플지에 의해 ‘가장 섹시한 남자’로 뽑혔던 존 조(‘웨스트 32번가’), ‘투야의 결혼’의 위난, ‘데스노트 라스트 네임’의 후지와라 다쓰야 등도 나선다. 유망주를 소개하는 ‘캐스팅 보드’에는 우위썬의 ‘적벽’에 출연 중인 중국의 퉁다웨이, 한국의 김기범·백성현 등 8명이 참여한다.

안성기·박중훈·강수연을 주축으로 해 아시아 각국 연기자들이 네트워크를 쌓는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PAN)’도 올해 발족한다. 앞으로 감독·프로듀서·제작자·투자자로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해 갈 계획. 원년 행사로 아시아 영화발전 기금을 조성해 유망 감독들에게 사전 제작 지원한다. 출범식은 5일 열리며 일본의 가토 마사야, 미국의 그레이스 박·제이슨 스캇 리·제이시 챈, 대만의 양궈이메, 중국의 장한위 등 톱스타 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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