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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태백산맥 처리에 고심-參戰단체 고소 조정래씨 소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인기 대하소설『태백산맥』이 다시 한번 사법의 심판대에 올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청 보안4과는 7일『태백산맥』의 저자 趙廷來씨(51)를 소환,국가보안법 위반및 명예훼손등의 혐의에 대해 첫 피고소인 조사를 벌였다.
경찰이『태백산맥』의 수사에 나선 것은 4월 李承晩 前대통령의양아들 李仁秀씨(明知大교수)와 한국전쟁참전총연맹등 8개 단체가작가 趙씨와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金彦鎬씨를 명예훼손과 국보법등 위반 혐의로 각각 고소.고발해왔기 때문.
경찰은 그러나 소설이 출간된지 5년이나 지난데다 92년에도 검찰에서 이적성 여부를 검토하다 시대상황등을 고려해 문제삼지 않은 전례가 있어 자칫 출판 탄압이라는 비판을 초래할 것을 우려,본격 수사 착수에 앞서 소설 내용에 대한 학계 .평론가들의광범한 견해등을 수집해왔다.
이번 조사 역시『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공안당국의 좌경세력 엄단 의지표명및 보수위기론등과 맞물리면서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경찰 관계자는『이 소설이 현대사 평가와 맞물려 있어 사법적 판단이 쉽지않다』며『일부 내용보다는 소설의 전반적 흐름과 총체적 구도를 통해 판단할 방침』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고발인들은『소설「태백산맥」이 대한민국 체제와 정통성을 부인하고 북한 金日成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등 공산주의 혁명사상을 강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백산맥』은 89년 첫 출간이래 3백50여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로 발간당시부터 현역작가.평론가 50명이 선정한「한국의 최고 소설」,독자 5백명이 뽑은「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1위등각종 기록을 휩쓰는등 각계각층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국내 대하소설로는 최초로 일본의 3대 출판사인 集英社와 완역 출판계약을 하고 일본 현지출판에 들어갔으며 林權澤감독이 올 추석 개봉 예정으로 영화제작에 착수한 상태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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