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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근 "천재 찾아다닐 ‘전국대’ 어디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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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간중앙 정치호 기자)

월간중앙올해 만 열 살의 송유근. 초등학교 조기졸업 과정에서 벌어진 교육부와의 법정다툼, 검정고시, 그리고 대학 진학에 이르기까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됐다. 그러다 인하대학교에 입학. ‘천재 물리학도’ 유근이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9월13일. 인하대. 이 대학에 재학 중인 영재소년 송유근 군의 주위를 맴돌았다. 벌써 두 번째 만남인데도 유근이는 어머니의 뒤에 숨어 좀처럼 고개를 내밀지 않았다.

낯가림. 대부분의 천재가 갖는 현상인데 유근이도 예외는 아닌 듯했다. 이 낯가림이 대학생활은 물론 나중에 그가 부닥칠 사회와의 만남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와의 대화는 좀처럼 이뤄질 요량이 아니었다.

한시도 떨어져 산 적이 없는 송수진·박옥선 씨 부부는 유근이가 대학생이 되자 졸지에 주말부부가 됐다. 어머니 박씨가 유근이와 함께 인하대 기숙사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학생들과 달리 아침마다 엄마가 깨워 주고 밥을 챙겨 주는데도 유근이는 지각을 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교수가 맨 앞의 지정석, 유근이의 자리가 비어 있으면 수업을 시작하지 않으니 엄마의 속은 바짝바짝 탄다.

“매일 밤 과제에 매달리다 보면 금방 새벽 한두 시가 되거든요. 유근이는 대부분 교수님과 1 대 1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마다 준비를 해 가야 해요. 늘 과제를 해결하고 나서 새벽에 잠드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에요.”

▶2006년 10월22일. 노벨화학상 수상자 쿠르트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공과대 교수와 인천 덕적도 섬 나들이를 간 송유근 군.

록 동아리 가입해 밤늦도록 드럼 연습

유근이는 1학년이던 지난해 록음악을 하는 공과대 동아리에 가입했다. 유근이가 좋아하는 악기는 드럼. 첫 학기 대학축제 무대에서 멋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요즘도 수업이 끝나고 오후 6시가 넘으면 기숙사로 바로 오지 않고 늘 동아리방에서 밤 9시까지 드럼을 친다. 한밤중에야 책상에 앉아 과제를 시작하니 엄마는 답답할 따름이다.

하루는 유근이가 일찍 들어와 시무룩하게 앉아 있기에 왜 그러느냐고 물었단다. 유근이는 “오늘은 동아리 모임이 없다고 일찍 가라고 해서 왔는데 자기들끼리 놀러 가잖아”라며 입을 삐죽거렸다.

수줍음이 많고 낯을 많이 가려 걱정했지만 유근이는 잘 적응했다. 대학생 누나와 형들이 유근이를 귀여워하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간식을 사주기도 한다. 지난 학기에는 유근이가 살이 쪄 다이어트를 시켜야 할 정도였다.

“물리학 시간에는 유근이 혼자만 알아듣는 내용이 있어 소외감을 느끼는 친구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영락없는 꼬마죠.”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 2004년, 인하대 부설 과학영재교육원.

여섯 살(당시)짜리 송유근 군의 물리·수학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제남 교수가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라고 하자 유근이는 이를 대놓고 부정했다. 박 교수와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어른들의 반응에 놀라 몇 시간 동안 입을 닫고 있던 유근이는 집에 돌아와서야 아버지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한국에서 한 점을 찍고, 북극에서 한 점을 찍고, 미국에서 한 점을 찍고 연결하면 삼각형이지만 내각의 합은 180도를 넘어요. π(180도)에서 3π(540도) 사이 정도예요.”

유근이의 수학적 사고는 ‘유클리드 기하학’(평면기하학)을 넘어 이미 3차원에 도달했다. ‘삼각형 사건’이 있은 뒤 송씨는 아이를 가르치는 데 ‘한계’를 느꼈다. 주위에서도 “어설프게 집에서 가르쳐 아이에게 혼돈을 주느니 가르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후 컴퓨터에 관심을 갖는 송군을 위해 ‘전자공학’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듬해인 2005년 송군은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도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이때 송군은 수학에서 미적분을 푸는 능력이 대학생 수준이며 과학에서도 컴퓨터 능력이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초끈이론(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우주와 자연의 궁극적 원리를 밝히려는 이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였다.

▶지난해 인하대학교 공과대의 록 동아리에 가입한 유근이는 밤늦게까지 드럼 연습을 하고는 한다. (사진=월간중앙 정치호 기자)

송군의 이러한 재능은 유치원에서 ‘왕따’당하면서 발견됐다. 송군이 다섯 살 되던 2003년, 송군의 어머니 박씨가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하는 송군이 안타까워 집에서 산수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구구단을 배운 지 7개월 만에 미적분을 풀어버린 것이었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성인의 합격률도 30%대인 정보처리기능사 시험에서 100점 만점을 맞으며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가 돼서도 유근이는 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과정을 3개월 만에 끝마쳐 배울 것도 없었지만 아이의 재능이 획일적 교육 시스템에 묻힐 수 있다는 것이 부모의 생각이었다.

유근이의 부모는 초등학교 과정을 건너뛰기 위해 검정고시를 보려고 했지만 만 12세 이전에는 검정고시를 볼 수 없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부닥쳐 좌절하고 말았다. 검정고시 연령 제한을 풀어달라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지만 결국 ‘의무교육’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당시 유근이의 아버지 송수진 씨는 “만일 유근이가 초등학교에 가서 시간마다 바뀌는 수업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다른 행동을 했다면 오히려 산만한 아이로 오해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만 일곱 살 나이로 고입 검정고시까지 합격한 유근이의 등장을 계기로 초등학교 저학년생 ‘과학신동’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과학기술부의 주도로 본격 가동하기도 했다.

다시 2005년 10월, 인하대 수시모집 자연과학계열 2006학년도 심층면접장. 수험생들 사이에서 “아빠!”라고 소리치며 어린이 한 명이 뛰어나왔다.

“시험 잘 봤어?”

“응”

“교수님께서 뭘 물어보셨어?”

“슈뢰딩거(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방정식이 뭐냐고 했어.”

만 7년8개월이던 유근이는 인하대의 ‘21세기 글로벌 리더’ 전형에 지원했다. 이날 유근이는 교수의 질문을 받고 슈뢰딩거 방정식과 양자역학(입자 수준의 미시적 현상을 설명하는 물리학 분야)에 대해 20여 분간 설명했다고 한다.

면접 중간에는 화이트보드에 수식을 써가며 설명했다. 교수로부터 “잘하네”라는 말을 들었다는 유근이는 “오늘은 시험이 끝났으니 하루 종일 컴퓨터게임을 하고 놀아야겠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왕따’당한 후 영재성 발견

인하대는 ‘송유근 프로젝트’까지 준비할 정도로 열성적인 자세를 취했다. 입학 후 첫 학기의 1 대 1 수업을 맡았던 H교수는 “어린 학생을 내가 섣불리 이야기해 생각을 정형화할까 걱정된다”면서도 “유근이는 관심 분야가 넓고, 영어 이해력도 매우 높아 원서도 척척 읽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근이의 호기심은 또래 어린이들의 그것과 질적으로 다르다”며 “사회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근이에 대한 소식은 즐거운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물리학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어린 유근이가 비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크고 있다는 안도감. 이 모든 것이 결합돼 유근이에 대한 기사는 늘 기쁨을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유근이의 부모님은 ‘죽을 맛’이다. 영재를 키우기에는 너무 열악한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유근이의 아버지 송수진 씨는 우리나라 영재교육에 대한 안타까움을 늘어놓는다.

“가끔 겁이 나기도 해요. 지금은 유근이가 철이 없어 물리학을 하겠다고 하지만 나중에 커서 의대나 보내줬어야지 하며 원망할까 봐요. 어떤 사람들은 왜 정보기기 관련 자격증을 따게 했느냐고 물어봐요. 정보기기를 이해하는 것이 유근이의 앞길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한 거예요. 그럼 이것 말고 무엇을 해야죠?”

송씨는 오히려 반문한다. 과학기술부도, 교육인적자원부도, 국내 23개에 달하는 어떠한 영재교육원도 이 질문에 답을 주지 못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영재교육은 선행학습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지난해 과학영재고 재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과학영재고등학교 교과과정은 선행학습에 치우친 면이 많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1학년과 2학년 학생 가운데서 각각 70%와 68%를 차지했다. 유근이도 2004년 봄학기 한 달 동안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유근이의 어머니 박씨는 “과학영재고는 빡빡한 일과에 따라 하루가 진행되므로 영재들이 한 가지 관심사에 깊게 파고들어 고민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근 군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송수진 씨, 유근 군, 어머니 박옥선 씨. (사진=월간중앙 정치호 기자)

“유학요? ‘떡값’ 해야지요”

언뜻 보기에도 어려워 보이는 물리학 책을 파고드는가 하면, 지나가는 개미에 침을 뱉어놓고 어떻게 하는지 쭈그리고 앉아 관찰하는 모습. 이 대조적인 모습이 모두 유근이다.

“유근이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배운다는 것 자체가 성숙이에요. 저희가 구구단을 가르쳐준 이후에는 늘 스스로 책을 보며 공부했으니까요. 처음에는 남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 했지만 수업에 익숙해지면서 타인과 어울리는 법도 배워가고 낯가림도 고치는 중이에요.”

유근이의 낯가림을 고치는 데는 초등학교 친구들도 한몫 했다. 지난해에는 부족한 초등교육을 경험하기 위해 인주초등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었다. 많은 것을 배울 수는 없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예체능 수업과 급식시간은 좋은 경험이 됐다.

지난해 운동회 날에는 유근이가 엄마의 손을 끌고 가더니 귀여운 여자아이를 가리키며 “쟤 예쁘지 않아?” 하고 재차 물었다. 자기 반 부반장이라고 자랑까지 했다. 박씨는 “또래들과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제 나이에 맞게 잘 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흐뭇해 했다.

올해는 구리시 교문동의 집 근처 초등학교에 통학할 예정이다. 대학수업을 목요일과 금요일로 몰아 신청했기 때문에 평일 중 이틀을 골라 통학시킬 생각이다. 곧 있을 가을 운동회에서 또 다른 여자아이를 소개받기를 부모는 기대하고 있다.

송씨 부부는 유근이의 대학 진학 때 소위 말하는 대학의 서열을 고려하지 않았다. 유근이가 서열을 따져 대학을 간다면 많은 사람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영재성을 이용해 다른 사람보다 빠른 코스를 밟아 엘리트로 만들려고 한다는 오해도 불식하고 싶었고 MIT에 버금가는 교육을 해주겠다는 인하대 총장의 약속도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부모들의 고민은 계속되는 듯했다. 어머니 박씨의 말을 들어보자.

― 유근이가 대학에 입학해 한 시름 놓으셨겠네요?
“대학 가면 고생이 끝나고 유근이가 하고 싶은 공부는 다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입학 2년이 지나도록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우선 유근이를 맡아 가르쳐줄 교수가 모자라요. 유근이가 초끈이론에 관심이 많지만 전문가가 국내에 많지 않아요. 또 대학 커리큘럼에 묶여 80학점 정도를 교양수업으로 메워야 하는데 특정 분야를 제외하면 평범한 아이와 다를 바 없는 유근이에게는 무리인 것 같아요.”

실제로 유근이는 어휘가 부족하다 보니 교양국어 점수가 턱없이 낮고, 실험을 하다 보면 학창시절에 배웠어야 할 상식적 기초가 통째로 부족할 때도 있다.

― 인하대에 진학한 것을 후회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하대가 없었으면 아마 지금의 유근이는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유근이의 호기심이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한 곳에서 모두 채워주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아쉽네요.”

― 유근이가 이슈가 되고 나서 과학기술부에서 신동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그러면 뭐합니까? 대한민국에는 어린 과학자들이 진짜 실력으로 승부를 가릴 만한 큰 판이 없는 것 같아요. 정부에서 기초과학을 하려는 아이들을 키울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과학고조차 입시학원이 된 지가 언제입니까? 물리학회 같은 곳에서도 유근이에게 관심이 없어요. 어쩌다 한 번씩 와서 얼굴 한번 내보이고 돌아가는 정도죠. 신동 프로그램으로 나오는 지원금은 대학이나 기관으로 다 가고 유근이는 인하대에서 등록금 면제에 장학금 30만 원을 받는 것이 전부예요. 고급 실험장비도 부족하고 심지어 읽고 싶은 책도 과학분야는 30만~40만 원 하는 것이 부지기수인데도 말이에요.”

▶유근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실험실을 들락거린다. (사진=월간중앙 정치호 기자)

― 유학은 생각해본 적 없나요?
“저희가 저희 돈과 정성만 들여 유근이가 이만큼 왔으면 벌써 보냈죠. 그런데 여러 사람의 후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모른 척하고 나만 살겠다고 떠나요? 그리고 유근이는 우리와 ‘떡값’을 하기로 약속했어요.”

― 떡값이라니요?
“유근이가 엄마와 지하철에 탔는데 어떤 사람이 구걸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유근이를 알아보고 자신의 저녁식사일지도 모를 1,000원짜리 떡 한 봉지를 유근이에게 몽땅 주더군요. 훌륭한 사람이 되라면서…. 우리는 그 떡값을 해야 합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그런 응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죠.”

송씨 부부는 유근이의 학업 때문에 생업도 포기하고 유근이의 뒷바라지에 전념하고 있다. 아버지 송씨는 모 신문사의 광고부 서브센터장직을 그만두었고, 초등학교 선생님이던 어머니 박씨도 일찌감치 교직을 포기했다. 그저 자식이 원하는 교육을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바른 소리 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유근이 부모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두루 찾아다니며 유근이를 공부시키고 싶다고 했다. 유근이에게 중요한 것은 대학이라는 간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송씨는 “유근이는 ‘전국대’를 다니게 하고 싶어요. 어느 한 학교에 얽매이지 않고 전국에 있는 교수님을 모두 스승으로 섬기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요즘에는 송씨 부부가 각 대학이나 연구소를 돌며 유근이의 스승이 되어 줄 사람을 찾아다닌 결과 몇몇 곳으로부터 청강을 허락받아 한시름 놓은 상태라고 한다. 송씨 부부는 유근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일일이 노트에 적어 놓았다가 수업이 있는 날 스승 앞에 몽땅 풀어 놓는다.

유근이의 부모에게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미소와 한숨이 동시에 섞여 나온다. 어머니 박씨는 “우선 부모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부모가 원하는 바를 시킬 것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해 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근이와 저희가 희생해서라도 뒤따라오는 영재들을 위한 길이 틔었으면 좋겠는데 그조차 잘 되지 않아 속상하다. 우리는 다만 바른 소리 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유근이는 영어로 된 초끈이론 관련 원서를 읽느라 고개 한 번 들지 않았다.

유근이 부모가 들려주는 영재교육 노하우

“충분히 기다려라, 그리고 가르치기보다 배우게 하라!”

유근이의 특별한 능력은 그 능력을 이해하고 십분 발휘하게 도와준 부모의 공이 컸다. 다음은 유근이의 부모가 들려주는 영재교육 노하우.

1. 충분히 기다려라 = “아이들이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갖는 시기는 꼭 옵니다. 피아노·미술·태권도·발레, 이것저것 어른의 눈높이대로 가르치면 아이들이 소화할 수 없어요. 유근이는 만 네 살 때 예술의전당 앞에서 놀다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고 싶다’고 해서 처음으로 클래식 공연을 보여줬습니다. 아마 억지로 가르쳤으면 역효과가 났을 거예요.”

2. 조급함을 버려라 = “유근이가 적분 문제를 처음 풀 때 1주일 걸렸어요. 그러나 엄마도 아빠도 재촉하지 않았어요. 아이들에게는 던져주고 끝까지 기다리면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사고하며 그 폭을 점차 넓혀 갑니다.”

3. 충분히 보여줘라 = “물론 긍정적 자극은 필요하죠. 부모들이 직접 배우면서 이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아빠가 수학 공부를 하면 아이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그쪽으로 형성됩니다.”

4. 가르치기보다 배우게 하라 = “아이를 잡아 앉혀 놓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면 학습효과가 반감됩니다. 물론 곁에서 항상 지켜봐야 하지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명령조로 말하면 듣지 않는 것이 아이들이죠.”

이원형_월간중앙 인턴기자[exodus090@joongang.co.kr]
정치호_월간중앙 사진기자[tod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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