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아는 지금 미사일 개발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미사일 개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세계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경쟁적으로 개발하면서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세계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20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의회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르면 연말께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 41호를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만2000㎞에 이르며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은 첩보 위성에 발각돼 쉽게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는 기존의 고정식 ICBM을 둥펑 41호로 교체할 계획이다. 중국 해군은 2005년 6월 핵잠수함에서 미 서해안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8000㎞의 쥐랑(巨浪) 2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1월엔 859㎞ 상공의 지구궤도에 떠 있는 낡은 기상위성을 탄도미사일로 파괴했다. 이는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 중인 미국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대만을 겨냥해 이미 900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한 중국은 매년 100기를 추가 배치하고 있다.

휴즈 와이트 호주국립대 교수는 "중국의 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핵 미사일 전력 현대화와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사일 개발 경쟁은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되는 만큼 미.중 양국이 이를 억제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경쟁 관계인 인도는 4월 사정거리 4000㎞의 아그니(불의 신) 3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지역은 물론 중동까지 공격권이다. 인도는 이를 개량해 2010년까지 사정거리 5000~5500㎞의 아그니 4호를 개발할 방침이다.

러시아와 합작한 초음속(마하 2.8) 순항 미사일 브라모스(사정거리 290㎞)도 선보였다. 항공모함의 공중 방어망을 뚫을 수 있어 상대국 함대의 작전지역을 제한할 수 있다. 이르면 올 12월부터 10년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 브라모스 1000기를 수출할 예정이다. 러시아제 핵잠수함을 활용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10년 안에 개발할 방침이다.

인도와 대립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8월 말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 라드(사정거리 350㎞)를 시험 발사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고,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도 갖춰 위협적이다. 대만은 중국의 위협에 대처해 첨단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이란은 수년째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