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대부분이 호남.영남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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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매년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불러오는 집중호우는 6월 하순~7월 하순의 장마기간에 70%가량이 몰리고 나머지는 장마가 끝난 8~9월에 걸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별로는 호남.충남.영남 남해안이 장마기간에,경기.영서등 중부지방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중에 집중호우가 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장마중 강한 남서풍이 불어오면 호남.충남.영남 남해안 주민들은 물 난리에 대비해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하고,경기.강원등 중부지방 주민들은 장마가 끝나 하늘에 햇볕이 쨍쨍하더라도 한밤의폭우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 기다.
서울大 대기과학과 李東珪교수팀은 최근 3년여에 걸쳐 80~89년 남한지역 집중호우 58건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李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장마중 호남.충남.영남 남해안 일대에서는 남서쪽에서 최고 초속12.5m로 불어오는 강풍과 동반해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특히 중부지방에선 피서가한창인 7월말~8월 중순 한낮에 날씨가 매우 좋다 가도 한밤중에 시간당 30㎜가 넘는 엄청난 폭우가 내릴 때가 많은 것으로밝혀졌다.
집중호우는 하루 80㎜,이틀 연속 1백50㎜이상 비가 대략 직경 10~20㎞ 지역에 내리는 것을 말한다.우리나라에서 이같은 집중호우는 연간 6회가량 발생한다.
집중호우는 대개의 경우 예측할 여유없이 갑작스럽게 내리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게 발생하는데 기상청등 집계에 따르면 연간 피해액이 1천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특히 8~9월에 내리는 폭우는 하늘이 말짱하다가도 수시 간만에 비구름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예보가 더욱 어렵고 피해도 큰 편이다. 이같은 뇌우성 집중호우는 한낮에 뜨거운 복사열로 지상의 수분이 상공으로 증발돼 비구름을 만들기 때문에 발생한다.
장마중 집중호우는 기압골이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풍을 만날 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李교수는『연구결과 장마기간에 발생한 34건의 집중호우중 30건이 강풍과 동반돼 일어났다』고 밝혔다.
기상청 예보관리과 金鎭培계장은『장마중에 내리는 집중호우는 레이더로 예측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8~9월에 내리는 집중호우는 강수지역도 좁고 매우 짧은 시간내에 기습적으로 내리기 때문에 예보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상학자들은 우리나라가 그다지 넓지 않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기압골.지형등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많은 편이라며 관측망을 좀더 촘촘히 짜야 정확한 예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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