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야망24시>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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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 프로야구의 명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朴贊浩(21)가 초반의 기대와는 달리 흔들리고 있다.최근 그가 겪고있는투구상의 어려움,인간적인 고뇌등을 5개월간 한방을 쓰며 통역도하면서 동행취재한 李泰一기자가 집중 조명,그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註〉 朴贊浩(21)는 이대로 주저앉고 마는가? LA 다저스의 더블A팀 샌안토니오에서 뛰고있는 박찬호는 최근 2경기에서 잇따라 패전투수가 되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마이너리그 7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도 올리지 못하고 2패뿐.방어율(3.34)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선발투수로서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운영능력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朴이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체력.정신력에서한꺼번에 슬럼프를 겪고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2년 재학때까지 국내 토너먼트에 익숙해 있던 朴은 도미후 하루도 쉬지않고 계속되는 야간.원정경기에 체력이 바닥나 있다.본인도『몸은 쉬어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매일 운동장에 나가야하니 제 컨디션이 아니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또 도미 5개월이 지나면서 찾아온 향수병에 정신력도 지칠대로지쳐있다.지난20일까지는 2.11의 방어율을 유지하면서 그런대로 버텼으나 이후 페이스가 갑자기 떨어진 것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朴은 21일 첫패배를 기록한뒤 이튿날부터 숙소에서 운동장까지뛰어가는 개인운동을 시작했다.
26일 경기가 끝난 뒤에는 현역시절 마이너리그와 국내 프로야구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현지교민 李源國씨(45)를 만나 투구자세와 이국생활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이자리에서 투구동작때 다리를 놓는 위치와 낯선땅에서의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 충고를 듣고는『많은 도움이 됐다.몸소느낀바를 얘기해 줄 수 있는 분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된다』며 반가워했다.
체력과 정신력에서 뒤진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갖고있어도다른 선수들을 앞지르지 못한다는 진리를 체험을 통해 깨닫고 거듭나기 위해 스파이크 끈을 졸라매기 시작한 것이다.
샌안토니오의 투수코치 버트 후튼은 현재 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타자들을 상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며 투구수의 85%정도를 직구만 던지게 하고 있다.
朴은 다행히 초조감은 없어 특유의 느긋함(충남공주 토박이)으로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온 이상 충분한 시간을 갖고 확신이 생긴 뒤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하고 싶다.다음에 올라갔을 때 다시 마이너리그로 떨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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