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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캘린더] 공간 나눠온 작가들의 '졸업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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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인물들에 화가 임옥상씨는 이런 설명을 달았다. '착한 막내 이동기, 불덩어리 임옥상, 풍경사진가 배병우, 그림 귀신 사석원, 떠도는 삶 유선태, 반질 상큼 반미령, 점잖은 신사 고영훈, 재기발랄 전병현(왼쪽부터)'. 이 8명이 한자리에서 전시회를 연다. 졸업전이다. 30대에서 50대에 걸쳐 있는 한국 미술계의 중견들이 뒤늦게 졸업전이라니,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에게 맏형 격인 사진작가 배병우씨가 설명을 단다. "2년제 가나 아틀리에 졸업전입니다."

30일부터 2월 15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아틀리에 사람들'은 지난 2년 동안 가나화랑이 선정해 작업공간을 제공해온 8명 입주작가의 결산전시다. 이들은 다른 작가의 작업실에 불이 켜져 있으면 집에 먼저 가기를 주저했을 만큼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고 격려하며 2년 세월을 보냈다. 작품 제작부터 판매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시도한 화랑의 노력을 매듭짓는 보고서이기도 하다.

출품 작가들은 꽤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음을 털어놓았다. 타히티의 자연과 환경을 찍은 배병우씨는 9월 말에 책과 개인전으로 스튜디오 시절의 열매를 맺는다. 전병현씨는 인터넷 중앙일보와 8천명 회원이 자랑인 홈페이지(www.arttnt.com)의 '싹공일기'를 통해서 일반인이 알기 쉬운 미술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늘날 미술이 점점 더 사유화되고 자본화되어 가는 것에 반하여 미술이 공공화되고 사회화돼야 한다" 고 믿는 임옥상씨는 현장을 찾아가는 미술 활동을 펼친다. 한 지붕 8명 작가는 2년의 동거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있다. 02-720-1020.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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