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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일본 녹이는 한국의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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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28일 낮 12시쯤 도쿄(東京)시내의 한 편의점. 한국 제품의 날을 알리는 빨간색 대형 표지판이 입구에 걸려 있다. 매장 옆에는 '한국을 맛볼 수 있습니다'라고 씌어있는 대형 포스터가 가수 보아의 콘서트 포스터와 함께 붙어 있다. 매장에는 데우거나 물만 부어 먹을 수 있게 만든 반조리 김치찌개, 해물부침, 김치우동, 물냉면, 비빔밥, 삼각김밥, 김치 맛 스낵 등과 한국에서 수입한 해태 자일리톨 껌, 농심 신라면, 양반 김 등 14개 품목 40종의 한국 제품이 진열됐다.

'맛있는 겨울 냉면'이라고 써 있는 반조리 물냉면을 구입한 오카다(여.20)는 "맛있어 보여서 샀다"며 "평소 김치를 즐겨먹는다. 한국 김을 먹어본 적이 있는데 바삭바삭하고 맛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삼각김밥'을 손에 든 대학생 하부(19) 역시 "한국 갈비를 맛 본 이후부터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일본 훼미리마트가 전국 6천여개 점포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이 행사는 중국.한국.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총 점포수 1만개를 돌파한 기념으로 기획됐다. 한국 상품전은 중국 상품전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으며 앞으로 대만.홍콩상품전도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를 위해 일본 훼미리마트 측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 한국 제품을 구입할 경우 포인트를 적립해 가수 보아의 콘서트 티켓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일본 훼미리마트 식품본부 고구레 유타카(小暮豊)부장은 "드라마.가요 등 문화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라며 "한국상품전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한국 식품이 일본시장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일본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린 몇몇 한국 식품의 성공 사례를 놓고보면 일본시장 진출이 어렵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일리톨 껌이다.

해태제과가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자일리톨 껌은 일본 롯데의 자일리톨 껌과 함께 훼미리마트의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분홍색.연두색 등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파스텔 색상의 용기에 둥근 뚜껑으로 디자인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일본 내 매출 4백만달러, 올해는 1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해태제과 일본법인의 김종화(41)사장은 "현재 자스코.게이요 등 대형 할인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 3월부터는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도 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태는 일본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소포장 및 캔형 용기 등을 개발해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진로 소주, 양반 김, 농심 신라면 등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진로 소주는 일본 소주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양반 김은 술 안주로 인기가 높다.

도쿄=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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