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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활새풍속>8.애인같은 아내 미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늘 애인 같은 아내.」 「아줌마패션은 노,미니스커트는 오 예!」. 패션은 처녀,살림은 알뜰,끊임없는 자기계발,時테크의 귀재등의 요건을 갖춘 소위 「미시」族이 신세대주부의 상징어로 떠오르고 있다.
6,4세의 아들.딸을 둔 許은아씨(31.서울홍은동)는 자신을「미시」라고 생각한다.그 이유는 처녀때 입던 옷을 아직도 입을수 있고 거리에 나가면 아직도 아가씨나 학생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그녀는 또 매일 오전 수영을 하고 있으며,백화점 문화센터의 차밍스쿨.미술반을 다니기도 했다.긴급연락을 위해 삐삐까지 차고 다닌다.
許씨의 친구 金善姬씨(32.서울연남동)는 「미시」의 조건을『패션은 이대앞에 나가 기죽지 않을 정도,나이보다 젊어보이지만 성형수술은 하지말아야 할 것』으로 꼽는다.
최근 한 백화점에서 만났던 이들은 실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울만큼 발랄한 모습이었다.
「미시」라는 용어는 본래 전문직 기혼여성을 위한 패션용어로 70년대 일본에서 유래된 新造語.우리나라에서는 최근 1~2년사이 여성복업계에서 커리어우먼뿐 아니라 이를 동경하는 주부들을 타깃으로 한 여성복브랜드가 생기면서 대중화됐다.
남편과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빼고는 처녀와 같은 세계를 추구하는 「미시」의 나이는 20~30대초반.이들은 고도의 경제성장기인 60년대 중반이후 태어나 교복자율화시대와 극성맞은 어머니의 교육열속에 자란 세대다.
「미시」라는 신조어는 「신세대」라는 용어이후 파급효과가 가장크다.백화점들은 이들이 레저용품.DIY용품.시간절약형 전자제품의 주고객이라고 보고 마케팅전략을 전개한다.
최근 서울의 그레이스백화점은 「미시의 라이프스타일전」을 개최,「미시」라면 눈여겨 봐야 할만한 패션소품과 스포츠용품.나들이용품.가구등을 선보였다.나산종합건설은 「미시860」이라는 오피스텔을 착공했다.쇼핑부터 증권.금융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원스톱 라이프시스템」을 표방한 건물이다.
최근 그레이스백화점이 젊은 여성고객 2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미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응답자의 70%가 넘었고,「미시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주관적이고 적극적으로 살려는 사람」이라는 응답이 75 %를 차지했다.이들중 65%는 자유로운 외출을 위해 자동응답전화기.핸드폰.
무선호출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남편.가족과 쇼핑등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미시선발대회에 나가겠다는 응답자가 30%정도.참석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외모에 자신 없어」라고 응답했다.
지난 3월 KBS-2TV의 「독점여성」시간에 「미시족 집중탐구」를 내보낸 朴台卿PD는 『신세대들의 평등한 부부학,새로운 주부학으로 이 프로를 기획했으나 미시를 자처하는 주부들이 외모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미시」의 출현이 「개성과 자기세계를 찾겠다는 보통주부들의 노력을 자칫 외모와 성적매력에 집착하는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 성숙한 인간으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낳고 있다.
또「미시」는 소비조장을 위한 마케팅전략용어이지 실제론「미시」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체논쟁까지 일고 있다.
金憘宣여성개발원연구원은 『시대 변화에 따라 주부의 모습과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나 그것은 점진적인 모습이어야지 사회가 떠들썩하게 다른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상적이지못하다』고 말한다.
또 『특히 미시는 보통의 주부들에게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조장하는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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