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학교에 간다』 '오체 불만족'을 딛고 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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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오체 불만족』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오토다케가 이번엔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팔꿈치 아래가 없는 팔에 분필을 끼우고 칠판 앞에 선 그의 모습은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는 외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듯하다.

오토다케는 왜 학교에 갔을까? 『오체 불만족』출간 이후 자신이 받은 세간의 관심과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칭찬을 듣고, ‘용기를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게 무력감을 느끼게 했다. 그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 무렵, 12살 소년이 유치원생을 살해한 사건을 접하면서 ‘교육을 소홀히 한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05년 교육 도우미 ‘신주쿠구 아이들의 바른생활 파트너’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보다 적극적으로 교육현장에 참여하기 위해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4월 스기나미 제4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 책은 오토다케가 장애를 딛고 교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진 않는다. 경쟁·체벌·학력 격차·등교 거부 등 그가 목격한 교육현장의 문제를 나름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데 비중을 둔다.

등수를 매기지 않는 달리기 대회에 대해 그는 ‘이상한 평등주의’라고 꼬집는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어야 할 자연스런 상처의 기회까지 차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암기 위주의 ‘정보 처리력’이 아닌, 정보를 창조적으로 이용하는 ‘정보 편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학력은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을 뒤엎는 수치와 관련해선 “경제상황의 격차가 다음 세대에 이어진다면, 결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 당연히 출발점은 어느 정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때론 잔잔하고, 때론 날카롭고, 때론 의미심장한 그의 주장은 일본과 닮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 자료제공=창해(02-333-5678)


◆ 지은이 오토다케 히로타다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 대학 정경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팔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그는 1998년 자신의 성장과정을 다룬『오체 불만족』을 출간, 한·일 양국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서로 『내 마음의 선물』『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꿈이 사람을 만든다』 등이 있다.

◆ 옮긴이 전경빈
고려대를 졸업한 뒤 번역과 저작권 중개 및 출판 관련 업무를 해왔다. 옮긴 책으로 『오체 불만족』『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내 마음의 선물』『꿈이 사람을 만든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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