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선 3수 민노당 권영길 후보 "진보적 정권교체 내걸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로 권영길(66.사진) 경선 후보가 공식 선출됐다. 권 후보는 15일 심상정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유효투표 3만6231표 중 1만9109표(52.7%)를 얻어 1만7122표(47.3%)를 얻은 심 후보에게 5.4%포인트 1987표 차로 승리했다.

탈락한 노회찬 후보 지지자의 몰표를 받아 권 후보를 근접 추격한 심 후보는 깨끗한 승복 연설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후보에 이어 대선 정국에 또 한 명의 스타가 됐다. 심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보 선출식에서 "권 후보님, 심상정이 멋지게 어시스트하겠습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권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비정규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사람 중심의 경제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절망의 경제를 뛰어넘어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유세 신설 ▶무상교육.의료 ▶1가구 1주택 법제화 ▶국공립대 통폐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세 번 연속 대선에 나선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데.

"1997년 출마로 민노당을 창당했고 2002년 출마로 민노당의 원내 진출을 이뤄냈다. 이번 출마는 진보적 정권교체를 내걸고 하는 첫 번째 도전이다."

-경선 결과 심상정 후보를 근소하게 이겼는데.

"본선 경쟁력이 후보 선출의 기준이었다. 이명박의 경제는 부자의 경제, 권영길의 경제는 서민의 경제다."

권 후보는 세 차례 연속(97, 2002, 2007년) 대선에서 뛰게 됐다. 당내에선 그의 출마를 둘러싸고 세대교체론의 거센 압력이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심 후보와 결선 투표까지 치르는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심상정 바람'에 권 후보가 입은 정치적 내상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권 후보로선 심 후보를 택한 절반에 가까운 당원들의 당 혁신 요구에 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선 3수'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권 후보는 "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100만 명 민중대회를 조직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6일 권 후보는 창당 이후 처음으로 현충원을 참배했다. 노동자.농민의 계급을 넘어 대중적 지지를 얻기 위한 파격적 행보다.

정강현 기자

◆권영길=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96년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에 선출되면서 노동계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97년 진보 단체가 결성한 '국민승리 21'의 후보로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해 1.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노당 대선 주자로 2002년 다시 출마했지만 3.9%인 95만 표를 얻는 데 그쳤다. 2004년 17대 총선에선 민노당 최초의 지역구 의원(경남 창원)으로 당선됐다. ▶일본 야마구치현 출생 ▶부산 경남고, 서울대 농대 ▶서울신문 파리특파원 ▶언론노련 1, 2, 3대 위원장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 ▶민노당 대표 ▶17대 국회의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