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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해지면 입맛 당기는 수육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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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28면

담근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삭아삭한 배추김치와 따끈하게 삶은 수육은 언제나 입맛을 당기게 한다. 수육은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삶아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복잡한 한식 조리에 서툰 사람이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요리. 그러나 그 ‘삶아내기만 하면’이라는 단순한 설명에는 재료 준비부터 밑간 하기와 삶기까지 정성과 더불어 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복잡한 사실이 빠져 있다.
요리 초보라면 미역국이나 냉국처럼 간단한 요리일수록 진정한 내공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깨쳐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수육도 마찬가지다. 수육은 잘못 삶으면 비린내가 심하고 으스러지기 때문에 아무나 섣불리 도전할 수 없는 음식이다. 거꾸로 포인트만 잘 잡으면 의외로 쉬운 요리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채소와 양념을 사용하면 무한 변주가 가능하므로 한번 익혀두면 온갖 상차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성공적인 수육 삶기 비법부터 색다른 레서피까지, 수육 요리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최고의 수육을 위하여
맛있고 담백한 수육을 만드는 첫걸음은 부위 선택이다. 요리 달인들이 추천하는 수육 고기는 기름기가 적당히 있는 부위다. 지방이 적당한 목살이나 삼겹살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기름기가 너무 없으면 수육이 퍽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부드러운 맛을 원한다면 지방 함유량이 목살보다 많은 삼겹살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 다음엔 삶기 좋은 덩어리로 고기를 잘라야 한다. 고기를 보다 이른 시간에 삶으면서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크기는 7~8㎝ 덩어리다. 고깃덩어리가 너무 크면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너무 작아도 삶는 도중 모양이 오그라든다. 이렇게 자른 고기는 먼저 핏물을 뺀다. 덩어리째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둘 것. 이처럼 미리 찬물에 고깃덩어리를 담가 핏물을 빼면 비린내가 제거된다.

대부분의 고기 요리가 그렇듯 수육도 누린내 제거와 밑간 하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집집마다 비법을 지니고 있을 테지만 고기 삶는 물에 넣을 재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먼저 매운 채소다. 고기를 삶을 때 마늘이나 생강·대파·양파를 넣으면 재료의 매운 향 때문에 누린내가 제거되는 원리다. 여기에 매콤한 맛을 더해주고 싶다면 통후추와 팔각, 중국식 향신료인 정향 등을 넣어도 좋다. 그 다음으로 선호되는 재료는 된장과 커피다. 고기에 된장과 커피를 넣고 끓이면 된장의 구수한 향과 커피의 달콤씁쓸한 맛이 누린내는 물론 잡내까지 잡아준다. 마지막으로 맥주다. 물과 맥주를 반반씩 붓고 고기를 삶으면 맥주 특유의 보리향이 잡내를 제거해준다.
마지막 단계는 고기 삶기다. 고기를 삶을 때는 먼저 무명실로 묶어야 한다. 고기를 삶다 보면 열에 의해 모양이 부스러지기 쉬우므로 무명실로 모양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다 삶은 후에는 바로 찬물에 담갔다 건져서 육질을 탄탄하게 할 것. 익은 정도는 꼬치로 찔러보면 알 수 있다. 꼬치로 고기를 찔렀을 때 핏물이 흐르지 않고 부드럽게 속까지 꼬치가 들어가면 잘 익었다는 신호다.
고기 삶는 용기(容器)도 중요하다. 담백하고 쫄깃한 수육을 원한다면 커다란 냄비에 넉넉한 시간을 두고 삶는 것이 가장 좋다. 고깃덩어리가 잠기도록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물이 팔팔 끓으면 고기를 넣는다. 처음엔 뚜껑을 열고 삶아 냄새를 어느 정도 날려보내고 고기가 익기 시작하면 뚜껑을 덮고 익힌다. 수분의 열기로 삶기 때문에 고기의 씹는 맛이 쫄깃하고 담백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압력솥을 이용하면 된다. 물과 고기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간 불로 줄여 20분 더 끓인다. 불을 끄고 김을 뺀 뒤 고기를 꺼내 찬물에 헹군다. 높은 압력과 열에 의해 빠른 시간에 고기 속까지 익힐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긴 하나 고기의 씹는 맛이 다소 퍽퍽해질 수 있다. 이렇게 완성한 수육은 찬물에 담갔다 빼면 살이 탄탄해져 자르기 쉽다. 고기 결의 반대 방향으로 잘라야 부스러지지 않고 깔끔하게 썰린다.
수육을 먹다 남기더라도 비린내 없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랩으로 싸서 냉장 보관하는 것. 다시 먹을 때 찜기에 부추를 깔고 그 위에 수육 고기를 얹어 데우면 비린내 없이 부드러운 수육을 즐길 수 있다.
 
‘삼겹살 수육과 쌈장’ 만들기
수육을 먹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김치나 상추로 쌈을 싸서 먹는 것. 여기에 조금 변화를 준다면 치커리와 무순·교나·겨자 잎으로 쌈을 싸서 알싸한 맛을 즐기는 것이다. 고기를 찍어먹는 쌈장도 톡 쏘는 맛이 도는 편이 어울린다. 곱게 다진 청양고추에 새우젓 1큰술과 다시마 우린 물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맛술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을 넣고 고루 섞으면 평범한 수육 요리에 개성을 주는 양념쌈장이 완성된다. 삼겹살 덩어리를 얇게 썰어 접시에 가지런히 깔고 채소를 소복하게 담은 다음 접시 가운데 쌈장 종지를 올려놓으면 먹기에도, 보기에도 좋은 ‘삼겹살 수육과 쌈장’이 완성된다.

고추장 수육무침
재료 수육 200g, 배추 5잎, 양파 1/4개, 붉은 고추 1개, 청양고추 1/2개, 치커리 약간, 초고추장 소스(고추장 2와 1/2큰술, 레몬즙 1큰술, 생강즙 1/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레몬식초,설탕 2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고추장에 레몬즙과 생강즙을 넣고 20~30분 정도 숙성시킨 다음 생강즙과 다진 마늘, 레몬식초, 설탕, 소금을 보울에 넣고 섞는다.
2. 배추는 물에 씻어 약 1㎝ 폭으로 썰고, 양파와 붉은 고추·청양고추는 곱게 채 썬다. 치커리는 물에 씻어 놓는다.
3. 수육은 약 0.5㎝ 두께로 자른다.
4. 보울에 2와 3을 담고 1의 소스를 부어 버무린 다음 치커리를 깔아놓은 그릇에 소복하게 담아 낸다.

채소 곁들인 수육 샐러드
재료 수육 200g, 치커리 50g, 새싹채소 50g, 적양파 1/2개, 케이퍼(향신료) 2큰술, 마늘채 1큰술, 간장양파 소스(다진 양파 2큰술, 간장 2큰술, 참기름,깨소금,꿀 1작은술, 레몬즙,레몬식초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수육은 약 0.5㎝ 두께로 얇게 썬다.
2. 치커리는 손으로 뜯어 얼음물에 씻고 새싹채소도 물에 깨끗이 씻는다. 적양파는 얇게 썰어서 찬물에 헹궈 아린 맛을 없앤 다음 물기를 닦고 마늘은 곱게 채 썰어 준비한다.
3. 분량의 재료로 간장양파 소스를 만든다.
4. 접시에 치커리와 새싹채소를 담은 다음 1과 적양파를 차례로 담고 케이퍼와 마늘채로 장식한다. 먹기 직전에 간장양파 소스를 샐러드 위에 뿌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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